외국인, SK(주) 또 샀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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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주식이 또다시 도이치증권 창구를 통해 대량 매수됐다.

도이치증권은 최근 지분을 14.99% 확보해 최대주주로 떠오른 크레스트증권의 주식 매입 창구여서 크레스트증권이 SK㈜ 주식을 추가로 매집했을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1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도이치증권에서 이날 SK㈜ 주식 48만주(0.38%)의 매수주문이 체결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23만주(0.18%)의 매수주문이 낮 12시34분쯤 한번에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주가는 1만2천7백원으로 거래대금은 29억원이었다.

증권가에선 크레스트가 SK㈜ 주식을 추가로 매수해 지분율을 15% 이상으로 높였을 개연성에 주목하고 있다. 이날 도이치증권 창구를 통해 사들인 SK㈜ 주식(23만주)의 매수주체가 크레스트증권일 경우 크레스트의 SK㈜ 지분은 15.17%로 늘어나게 된다.

이 경우 SK그룹의 SK텔레콤(SKT)에 대한 지배권이 위협받게 된다. 현재 SK㈜는 SKT 지분을 20.85% 갖고 있으나 SK㈜에 대한 크레스트 지분이 15% 이상이면 SK㈜는 외국인 회사로 간주돼 의결권의 일부를 잃게 된다.

SKT의 전체 외국인 지분이 현재 40.96%에서 62.81%로 늘어나 전기통신사업법상 외국인 투자한도(49%)를 넘는 12.81%는 의결권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SK그룹의 SKT에 대한 방어력이 약해질 수밖에 없다.

크레스트는 지난달 26일 이후 13차례에 걸쳐 최저 18만주에서 최고 3백만주씩 SK㈜ 주식을 매집했다.

김준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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