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 세 마리 복제(무성 생식)에 성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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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포유동물의 복제, 즉 무성생식이 세계 최초로 성공돼 경악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스위스」「제네바」대학「카룰·일멘지」박사와 미국「잭슨」연구소의「퍼더·호프」박사는 금년 1월 쥐의 미분화된 태아에서 채취한 세포핵을 성장시켜 완전한 3마리의 쥐를 낳는데 성공, 복제 인간의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
무성생식이란 수정의 과정을 거치지 않고 생물의 체세포를 증식시켜 바로 그 생물자체를 만드는 것으로 포유동물에서는 성공하지 못했었다.
하나의 생물개체가 생기기 위해서는 난자와 정자가 수정돼 배를 형성함으로써 이루어진다.
그러나 60년대 말 영국 그「옥스퍼드」대학의「구던」 박사가 개구리 복제에 성공함으로써 무성생식에 대한 연구가 급진전, 결국10년만에 포유동물에서도 성공한 것이다.
이번에 두 박사가 성공한 쥐의 무성생식도 방법에 있어서는「구던」박사의 연구와 동일하나 쥐의 난의 극기는 개구리의 3천분의1이고 민감하다는 점에서 세포핵 취급의 획기적 기술이 개발된 것으로 추정된다.
두 박사가 행한 쥐의 무성생식 과정은 다음과 같다.
먼저 수정한지 얼마 안 된 회색 쥐의 태아에서 세포를 잘라낸다. 그런 다음 이 세포에서 핵만을 떼어낸다. 핵만을 잘라내는 것은 쥐로 성장시키는 모든 유전정보가 핵속에 모두 있기 때문이다. 이 핵을 다른 암쥐에서 얻은 난핵이 제거된 난자에 이식시킨다.
이것을 4일간 시험관에서 배양한 후 또 다른 쥐의 자궁속에 착상시켰다.
두 박사는 이런 방법으로 여러 쥐에서 떼어낸 3백63개의 수정난을 만들어 3마리의 복제 쥐를 출산시키는데 성공한 것이다.
태어난 한 마리의 수컷과 두 마리의 암컷은 어떤 유전인자를 물려받았는지 면밀히 조사되었다. 귀·꼬리·피부에서 조직을 떼어내 유전적 검토가 행해졌다.
이들은 쥐가 만들어내는 효소도 분석했다.
복제된 회색 쥐의 경우 난자를 제공한 쥐나 자궁을 빌려준 쥐는 전혀 닮지 않고 체세포핵을 제공한 회색 쥐와 일치하는 것이 확인됐다.
즉 신생 쥐는 세포를 준 태아와 유전학적으로 꼭 같은 특성을 지녔으며 난자의 껍질을 빌려주거나 준 모체 쥐와는 무관한 것이었다.
복제의 주인공「일멘지」박사는 연구결과를 유전학 전문지인「셀」(MIT공대발간)에 조만간 게재하겠다고 밝히고 아직은 학계의 검토가 끝나지 앉았다고 부언했다.<장재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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