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편하게 먹는 게 비결"-권영대 박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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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머리가 까맣다구요? 근자에 많이 늙었어요. 1년전만 해도 흰머리의 제자들이 나를 꽤 부러워했었는데.』
그래도 아직 검은머리를 자랑하는 권영대 박사(74·한국「에너지」 연구소 고문) 다.『이 나이 되도록 큰 탈없이 지내는 것은 무엇보다도 부모님 덕분인 것 같아요. 아버님이 95세, 할머님이 92세에 돌아가셨지요』아흔이 넘은 부모님이 계셔서 70이 넘도록 아이 노릇을 해 나이를 잊을 수 있어 좋았다며 79년1월 가친께서 돌아가신 후부터 갑자기 늙는 것 같다고 권 박사는 말한다.
『젊어뵈는게 서러울 때도 있습니다. 지난해까지는「버스」에서 자리를 양보하는 사람이 별로 없었어요.
젊어서는 운동 깨나 했습니다. 승마·「스키」·농구·등산 등 많이 했지요. 깡마른 체격 (키180cm·체중60kg) 이라 남들이 알아주지 않아 그렇지요」
권 박사의 체중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
해방 직후 권 박사는「스키」협회 초대회장을 지냈고 서울대 문리대 산악회를 창립하는 등 체육계에서 활약도 했다.
지금도 그 때를 못 잊어 지도를 펴놓고 도상 등산을 자주 한다는 것.
『40세 이후는 별로 운동을 못했어요. 그러나 젊은 학생들과 어울리다 보니 마음은 항상 청춘이었지요. 이제 나이가 물수록 느껴지는 것은 역시 마음가짐이 건강유지에 중요한 것 같아요. 신경 안 쓰고 담담하게 살아야지요.』
권 박사는 오랫동안 부모님을 모시다보니 무엇인지 모를 든든함과 안정이 있었다고 했다.
야채를 아주 좋아하는 권 박사는 10년 전부터는 담배도 끊었다.
『시간 있을 때마다 문학서적을 읽어요. 문학서적은 마음을 잔잔하게 만들어주지요.』
기자가「에너지」연구소의 사무실로 찾아갔을 때도 권 박사는「헤세」의 소설책을 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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