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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 스페인어 구사에 교황 "맞아요" 맞장구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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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4일 방한한 프란치스코 교황을 맞이하며 네 차례나 스페인어를 사용했다고 17일 청와대가 밝혔다.

청와대가 17일 공개한 ‘프란치스코 교황 공식사목 방문 에피소드’ 자료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교황이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스페인어로 “Bienvenido a Corea(한국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라고 말했다. 또 교황이 숙소를 향해 떠나기 위해 차량에 탑승할 때는 “Nos vemos luego(이따가 다시 뵙겠습니다)”라고 인사했다.

이어 청와대 면담에서 교황이 “평화는 선물입니다. 그 선물은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선물이 아니고 노력하는 자에게만 주어지는 것인데, 대통령께선 평화에 대한 의지가 있는 분인 것 같다”고 하자 박 대통령은 스페인어로 “La paz es un regalo que merece la pena(평화는 수고할 만한 가치가 있는 선물입니다)”라고 화답했다. 이에 교황은 박 대통령의 스페인어를 듣고 크게 웃으며 “맞아요! 맞아요! 평화는 선물이에요“라고 맞장구를 쳤다고 한다.

박 대통령은 스페인어를 사용하는 교황을 맞이하기 위해 통역관을 따로 만나 몇몇 스페인어 표현을 미리 공부해 놓았다고 한다. 또 영빈관에서 공동연설이 끝난 후에는 “Su santidad(교황 성하님)”이라고 부르며 존경을 표시하기도 했다. 영어로 “Your holiness”에 해당하는 표현을 스페인어로 구사함으로써 교황을 배려했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박 대통령이 이날 스페인어를 선보여 자신이 구사할 줄 아는 언어 5개(한국어ㆍ영어ㆍ중국어ㆍ프랑스어ㆍ스페인어) 모두를 공개 행사에서 선보이게 됐다.

박 대통령은 스페인어를 통해서 뿐 아니라 엘리베이트 탑승시에도 교황을 배려했다. 박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엘리베이터에 오르며 교황에게 “먼저 타시라”고 권했다. 그러자 교황은 “아르헨티나(교황의 모국)에서는 ‘레이디 퍼스트’가 원칙”이라며 박 대통령이 먼저 탈 것을 제안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은 “교황님은 다르시다”며 극구 나중에 탑승했다고 청와대가 전했다.

신용호 기자 nov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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