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독 중년 남성한테 잘 생기는 '골괴사증' 알고보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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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액순환 장애로 뼈의 조직이 죽어가는 골괴사증 환자가 해마다 2.5%씩 늘고 있다. 17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진료비 지급자료에 따르면 골괴사증으로 진료받은 환자는 2007년 2만2354 명에서 지난해 2만5993명으로 연평균 2.5% 증가했다.

특히 50대와 70대 이상 연령층에서 환자가 많이 늘었다. 50대 환자는 연평균 5.5%, 70대 이상은 7.5% 증가했다. 환자 수도 50대가 가장 많고(27.4%), 이어 60대(20.5%)·70대 이상(20.2%)·40대(16.8%) 순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기준으로 남성 환자(1만6293명)가 여성 환자(9700명)보다 68% 많았다. 골괴사증은 중년 남성들이 특히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골괴사증은 골조직으로 가는 혈액순환에 장애가 생겨 골세포가 죽어가는 질환이다. 원인은 정확하게 밝혀져 있지 않다. 관련 있는 요인으로는 ^고관절 골절이나 탈구 같은 손상 ^과도한 음주 ^지나치게 많은 양의 부신피질호르몬 복용 ^방사선 치료 ^장기 이식 ^고지혈증 ^내분비 질환 ^만성 간질환 등을 꼽는다.

오현철 일산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노인 인구 증가로 고관절 골절이 늘고, 장기 이식이나 골수 이식이 보편화하면서 골괴사증이 증가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오 교수는 "골괴사증은 개인이 조절하거나 예방할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한국 환자들은 과도한 음주와 관련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적절한 음주 습관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성인이 골괴사증에 걸리면 완치는 어렵다. 증상의 진행 여부와 속도는 증상이 일어난 위치나 크기에 따라 달라진다. 혈관 확장제나 골다공증치료제 투여하는 약물요법, 뼈가 무너지는 것을 막기 위한 수술이나 인공관절 치환술 등 수술요법이 쓰인다. 환자는 관절에 가해지는 충격을 줄이는 데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자세를 바로하고, 충격이 큰 운동은 자제하며, 필요할 경우 목발이나 지팡이를 쓴다.

박현영 기자 hy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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