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총기횡행…시민은 불안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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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경찰의 연말 특별비상 경계령이 펼쳐진 가운데 잇따라 발생한 총기감도사건은 일반시민은 물론, 수사관계자들에게도 충격을 주고있다.
범행수법이 경찰의 비상경계를 아랑곳 않는 듯 대담하고, 지난5월 광주사태때 분실된 총기 중 아직도 1백43점이나 회수되지 않고 있다는데서 또 다른 범행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광주·이천·서울의 세 사건이 모두 총기를 사용했다는 점에서 경찰은 동일범의 범행이 아닌가의 여부를 가리는데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으나 아직 이를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

<범행수법>
광주·서울사건의 특징은 범인의 대담성이다.
광주의 경우 범인은 혼자서 「카빈」을 휘두르며 20여분동안 차량 3대를 탈취했다.
더구나 범행장소가 모두 방범초소나 파출소를 불과 1백∼2백m 앞둔 장소였다.
제1범행인 광주시 신안동 경동공업사 앞길은 방범초소에서 불과 2백m쯤 떨어진 곳이었고 이어 추격하는 경찰관 2명에게 총격을 가해 1명에게 중상을 입히기까지 했다.
또 범인은 경찰관 2명이 쓰러진 현장부근에서 「스노·타이어」를 갈아 끼우던 「택시」운전사를 위협, 열쇠를 건네 받아 차를 몰고 도망치는 여유까지 보였다.
서울사건의 범인도 광주사건이 알려져 경찰이 비상경계를 펴고 있는 가운데 초저녁에 총기를 들고 「택시」를 대상으로 했다는 점에서 비슷하며 돈을 빼앗은 뒤 그대로 달아나지 않고 운전사에게 이리저리 차를 몰게한 대담성에 공통점이 있다.
다음은 범인의 치밀성.
광주의 경우, 임동 서임국민학교 앞에서 첫 번째 차량을 빼앗은 이후 3번이나 차를 버릴 때마다 「엔진·코일」을 빼내 시동이 걸리지 앉도록 함으로써 피해 운전사 등의 추격을 막은 점에서 두드러진다.
서울의 범인은 총기이외에 미리 칼을 준비했고 범행 후 「고즌」와 농구화 끈으로 피해운전사에게 재갈을 물리는 등 사전준비가 철저했다.
두사건 모두 범행헌장을 미리 답사한 듯 복잡하고 좁은 골목길을 손금보듯이 훤히 알고 있었다.

<동일범 여부>
3사건 모두 총기를 사용했다는 점이 동일하며 그중 광주·서울의 경우 「택시」를 대상으로 했다는게 같다.
특히 두 사건의 범인이 전 범행과정에서 차의 구조를 잘 알고 있었고 운전솜씨가 뛰어났다는 점에서 닮았다.
피해자들의 진술에 따르면 범인들의 나이도 20대 중반 또는 후반으로 일치된다는 점에서 비슷하다.
그러나 3범인의 인상착의 또는 신장에서 차이가 있으며 이천사건의 경우는 총기의 종류와 범행수법이 크게달라 일만 광주·서울사건과는 관계가 없는 것으로 보고있다.
광주·서울사건이 손쉽게 돈을 빼앗을 수 있는 「택시」를 대상으로 한데 비해 이천은 외딴 농가를 택했고 그나마 복면을 한 점으로 미뤄 대담성은 떨어진다.
광주사건의 범인이 서울사건의 동일범이라면 광주와 서울 두 곳에서 상당기간 「택시」운전사를 해 두 곳의 지리에 익숙한 경우로 보여진다. <이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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