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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농구 김화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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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스타」는 하루아침에 탄생한다. 단발머리 소녀 김화순양(18·부산 동주여상 3년)에게 걸맞은 말이다. 이제 여고 졸업을 앞둔 앳된 김양은 올 들어 여자농구계에서 갑작스럽게 「스타덤」에 올라섰다.
지난 9월21일 밤 「홍콩」에서 벌어진 제8회 「아시아」여자 농구선수권 대회에서 한국 낭자군은 10억을 대표한 중공을 101대68이란 엄청난 「스코어」차로 대파했다. 박찬숙·조영난·강현숙 등 언니들 틈에 낀 김화순은 너무나 침착하게 멋진 「플레이」를 연출했다.
당돌한 「앙팡·테리블」(깜찍하고 무서운 아이) 김양의 재질은 그 집안 식구들을 들춰보면 금방 수긍이 간다. 아버지는 50년대 말 국가대표 축구「팀」의 「헤딩」명수인 「풀백」 김홍복씨(47).
또 여동생 화미양(17·남성여고 2년)은 벌써부터 실업「팀」에서 군침을 흘리는 배구 선수. 남동생 원식군(14·토성중 1년)은 야구선수 김재박을 꿈꾸는 유격수로 온 집안이 「스포츠」가족이다.
김양은 키가 1m78㎝로 평소엔 너무나 온순하고 말이 없다. 그러나 일단 「코트」에 나서면 성난 표범같이 마구 치고 달린다. 부전여전이란 말을 듣기에 적합하다.
김양은 박찬숙과 황금의 「콤비」를 이루어 80년대 한국 여자농구를 이끌어야할 멍에를 지고 있다. 내년부터 삼성「유니폼」을 입고 새로운 모습을 보이게 됐다. 『이제 농구를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뛰겠어요.』 김양은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의젓하게 말한다.
글 이민우 기자 사진 김인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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