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릴레오 복권 곧 공식거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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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3백50년전 지동설을 주장하다 종교재판에서 이단의 낙인이 찍힌 「이탈리아」의 과학자 「갈릴레오·갈릴레이」의 복권 움직임이 일고있다.
이 복권재판은 현재 「가톨릭」계에 신풍을 일으키고 있는「로마」의 교황「요한·바오로」2세가 「갈릴레오」의 재심을 지시, 12월 안으로 「노벨」상 수상작가들을 초대, 「바티칸」에서 행해지는 세계과학자회의에서 이 문제가 제기될 것이라고 한다.
「갈릴레오」의 복권이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지난 10월말 열린 세계사교회의에서의 「바티칸」당국의 발언이었다.
교황은 이전에도 『「갈릴레오」는 무신론적 과학자가 아니었다. 그는 선량한 「가톨릭」신자였으며 종교적인 과학자였다. 그 과학적 연구를 통해 창조주의 존재를 깨닫고 문학적 방법론에 머무르지 않는 성서해석의 원칙을 세상에 남겼다』고 그의 뜻을 밝힌바 있다.
「갈릴레오」가 지동설을 주장한 것은「르네상스」문화가 쇠퇴하기 시작한 때인 16세기에서 17세기에로의 전환기였다.
「갈릴레오」는 세 번에 걸친 경고도 무시하고 『지구는 우주의 중심적 존재가 아니고 태양의 주위를 매일 돌고있다』는 주장을 펴다가 법정에까지 꼴려가게 되었다.
법정에서 그는 이단자로 낙인찍히고 그후 8년간 「피렌체」교외의 자택에 연금 되어 명예를 회복하지 못한 채 실의 속에서 일생을 마쳤다.
「바티칸」이 3백50년 전의 사실을 새삼 끄집어 내 「갈릴레오」의 복권을 제기한 배경에는 나름대로의 고충을 덜고자 하는데 뜻이 있다. 지금 세계의 초루는 「가톨릭」에서 차차 이탈해가고 있다.
전 인구의 90% 이상이 「가톨릭」교인이라고 알려진 「이탈리아」에도 지금 교회와 상관이 없는 세대가 자라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서 세상이 다 알고있는 「갈릴레오」재판의 「그릇됨」을 자기 비판하여 교회나 그 교회의 비 과학성을 어떻게 해서든지 탈피하여 현대 「가롤릭」의 원점을 확립해 보겠다는 데 뜻을 두고있다.
최근 「바티칸」은 적극적으로 과학과의 공존을 모색하고 있다.
최신설비를 갖춘 천문대를 가지고 성서의 창세기 사상과는 근본적으로 모순되고 있는 우주팽창설마저 부정하지 않는다.
이같은 「로마·가톨릭」에 있어서 「갈릴레오」의 복권은 당연한 논리적 귀결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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