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무형문화재 전수 관 증축·단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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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주요무형문화재 및 그 기능보유자(인간문화재)들에 대한 새로운 보존육성방안이 수립됐다. 문공부 문화재관리국은 4일 무형문화재 보호육성책의 일환으로 금년 말까지 총 2천여 만원의 예산을 투입, 전국 주요무형문화재 전수회관의 보수 및 확장사업과 단체종목의 가면·의장 1조씩을 새로 만들어 주는 등의 지원사업을 실시키로 했다.
당국의 이같은 주요 무형문화재 지원사업은 무형문화재지정 이후 처음 있는 일로 전통문화의 보존육성에 하나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해 줄 것으로 크게 기대되고 있다.
이번에 보수되거나 확장되는 전수회관은 양주·동래·수영·고성·통영 무형문화재 전수관 등 모두 5개.
현재 30평 규모의 야외공연장을 가진 부산 수영야유전수회관은 공연장을 80평 규모로 확장하고 양주 별산대놀이 및 소놀이굿, 동래야유, 고성오광대, 통영오광 대 전수회관 등은 각각 도장 및 보수공사를 실시한다.
대체로 이들 전수회관의 크기는 한식 2층에 연건평 2백 평인 동래야유회관을 제외하고는 모두가 건평 1백 평 내외의 현대식「콘크리트」단층건물들이다.
73∼74년 사이에 국고보조와 지방비로 건립돼 발표공연 및 전수교육장으로 무형문화재 보존육성에 크게 기여해 온 이들 전수회관은 그동안 전혀 손을 대지 않아「페인트」칠이 벗겨지는 등 크게 퇴락 돼 보수가 시급한 실정이었다.
단체종목들에 대한 가면과 의상제작 지원은 이번 지원사업의 가장 획기적인 조처로 받아 들여지고 있다. 지원종목은『승전무』『처용무』『학춤』『동래야유』『수영야유』『고성 오광대』『통영오광대』『양주별산대 놀이』『북청사자놀음』『봉산탈춤』『강령탈춤』『은율 탈춤』『송파 산대놀이』등 모두 13개 종목.
이들 무형문화재는 현재 각 단체별로 1조씩의 가면과 의상밖에 없어 전수교육이나 발표공연에 계속 사용할 경우 곧 훼손돼 원형의 보존이 어렵다는 것. 그래서 당국은 1천5백 만원의 예산을 들여 전수교육과 발표공연연습용의 가면·의상을 만들어 주기로 했다.
문화재관리국은 이같은 지원에 따라 앞으로 원래 가지고 있던 가면과 의상은 중앙발표공연이나 지방정기공연 때에만 사용하도록 제한했다.
문화재당국은 금년 말까지 끝마치는 이같은 지원사업 외에도 내년부터 인간문화재를 폭넓게 발굴, 육성하기 위해 전국 각 지역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실시와 인간문화재의 생계비 지원대책을 개선할 예정이다.
현재 총1백72명의 인간문화재들에게 지급되는 생계보조비는 이미 10월부터 9만6천 원에서 10만원으로 인상, 지급하고 있고 내년부터는 10%정도를 올려 줄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제까지 문화재전문위원 등 관계전문가들에게만 의존해 온 인간문화재의 발굴방법에 새로운 설문조사형을 추가한 것은 각 종목의 지정 숫자에 격차가 심하고 지역별로도 차이가 많아 숫적·지역별 균형화를 이루기 위한 것.
문화재관리국은 생계비보조도 개인별 지급에서 단체별 지급으로 바꿀 것을 검토했으나 예산과 절차상의 문제가 복잡해 일단 보류했다.
단체지급으로 바꿀 경우 우선 단체를 이끌 법인체설립이 이루어져야 하고 운영을 위한 사무실, 인건비 등의 운영비를 추가 지급해야 하기 때문에 예산 증액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내년도의 생계비보조를 종래의 방법인 개인별 지급으로 확정했다.
인간문화재의 발굴·보존·육성에 대한 이같은 일련의 지원방안은 오랜만에 내려진 당국의 흔쾌한 결단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지만 보다 알찬 수확을 거두기 위해서는 계속적인 논의와 연구검토가 있어야 할 것 같다. <이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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