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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져 가는 우리 「옛것」을 되찾아|명원다회·성균관 등서 각종 모임·발표회 열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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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다도·전통예절·전통요리·전통의상 등 우리 옛 여인들의 생활풍습 및 기능을 학문적인 입장에서 발굴·조명하고, 한자리에서 체계적으로 가르쳐 일반에게 보급시키려는 움직임이 사회일각에서 일고있다.
서구화 물결에 밀려 점차 사라져가던 우리 「옛것」에의 관심이 높아진 것은 비단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단순한 복고 취향을 벗어나 진지한 연구대상으로 정착하고 있는 것은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경향이 가장 뚜렷이 나타나고 있는 분야가 다도계.
지난 9월 「생활다도발표회」를 가지면서 공식 발족한 명원다회(회장 김미희)는 3일 하오 세종문화회관 대회의실에서 「한국전통의식다례발표회」를 마련, 궁중 및 불가, 일반가정의 제례 등에서 행해졌던 우리 고유의 다례풍습을 철저한 고증을 거쳐 재현해 보였다.
우리다도에 대한 관심의 폭이 점차 넓어지고 있는 요즘 무엇보다 「우리에게도 이러이러한 다례풍습이 있었다」는 것을 일반에게 보여주고 싶었다고 명원다회의 한 관계자는 말한다.
다인들의 모임이라기보다는 다도의 학문적 연구단체의 성격을 띠고있는 명원다회의 이 발표회에 이어 4일에는 사단법인 한국다인회 (회장 이덕봉)가 주최하는 제2회「차 문화 연구발표회」가 남산 숭의음악당에서 열렸다. 한국 다도의 정립을 위한 이 자리에서는 ▲한국의 다도정신 ▲한국의 차 꽃 ▲한국 차의 명칭 ▲한국 차도구 명칭의 통일 등이 토의됐다.
순수한 다도동호인들의 모임으로는 국내에서 가장 규모가 큰 사단법인 한국 다인회는 지난해 1월 현 회장 이덕봉씨와 숭의학원 이사장 박동선씨가 주축이 되어 만든 단체(박씨는 현재 고문으로 있다).
이렇듯 다도에 대한 여러 측면에서의 소개가 활발한데 대해 국민대 민길자 교수(명원다회 집행위원)는 『우리문화를 뿌리째 말살시키려했던 일제통치의 상처가 차차 아물고 생활수준이 높아지면서 일기 시작한 「우리 것 찾기」풍조의 하나로 본다』면서 『다도는 특히 우리의 깊고 차분한 정신문화를 반영하고 있어 그 인구가 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한다.
한편 성균관(서울 종로구 명륜동3가53)에서는 「선비사상과 인·의·비·지 등 도의사상을 사회일반에 깨우치기 위해」부실교육기관 「덕명학당」을 지난 11월 1일 설립, 그 첫 사업으로 미혼여성들에게 전통예절 및 생활기능을 가르치는 「새댁교실」을 열어 기대를 모으고 있다.
주간반 25명, 야간반 30명을 대상으로 5일 개강한「덕명학당」의 「새댁교실」에서는 앞으로 3개월간 예절(상차림 및 일상예절)·한복·전통음식·명심보감 등 고전강독·전통자수·다도·가정원예·태교·아동교육·교양강좌 등을 가르친다. 강사진은 성균관대 유학대 유승국 학장을 비롯한 성대 황혜성 교수, 국민대 민길자 교수, 단국대 석주선 교수 등.
원래「새댁교실」은 노인학교인 덕명의숙에서 올해 초부터 6개월간 운영해온 것인데 장소 난으로 잠시 중단되었다가 본격적으로 성균관에서 다시 문을 여는 것이라고 덕명학당 교장 이동석씨는 밝힌다.
「새댁교실」외에도 덕명학당의 또 다른 사업은 시내고등학교 재학생 25명에게 겨울방학을 이용, 두달간 고전을 가르칠 「서당」.
오는 15일까지 모집하여 17일 개강하는 「서당」의 특징은 단순한 한문교육에서 한발 나아가 예절·전통다도·국악·검도·서예·묵화·전통음식 등을 병행교육, 지덕체를 모두 함양시킨다는 점이다. 수강료는 월 1만5천원선이 될 것이라는데 성과를 보아 방학 때뿐만 아니라 개학 후에도 매주 토요일을 이용, 서당교육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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