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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의 남자 김시현, 6회까지 노히트노런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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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지난해 우승팀 공주고가 왼손투수 김시현(19·사진)의 호투를 앞세워 2연패 의 첫 걸음을 뗐다. 공주고는 12일 강원도 춘천 의암구장에서 열린 제48회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중앙일보·일간스포츠·대한야구협회 주최, 스포츠토토 협찬) 1회전에서 강릉고에 7-0, 7회 콜드게임승을 거뒀다.

 선발 김시현의 투구가 빛났다. 김시현은 1회 초 선두타자 정서욱에게 몸에 맞는 공을 주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그러나 이어진 세 타자를 모두 범타로 처리해 실점없이 이닝을 마무리했다. 2회에 한 번 더 위기가 왔다. 2사 뒤 갑자기 제구력이 흐트러지며 2타자 연속 볼넷을 허용했다. 숨을 크게 한 번 고른 김시현은 9번타자 함원식을 좌익수 플라이로 잡아내 고비를 넘겼다.

 3회부터는 삼진쇼가 펼쳐졌다. 김시현은 6회까지 12타자를 상대하는 동안 5개의 삼진을 잡았다. 주자를 묶는 데 유리한 왼손투수의 잇점도 톡톡히 누렸다. 강릉고는 볼넷으로 나간 주자들이 두 차례 도루를 시도했지만 공주고 포수 최성민의 송구에 걸려 모두 실패했다. 김시현-최성민 배터리는 6회까지 강릉고 타자들을 무안타로 묶었다.

 그러나 강릉고는 7회초 선두타자로 나선 박주찬이 좌익수 앞 안타를 뽑아냈다. 노히트노런이 깨지자 공주고 오중석 감독은 곧바로 김시현을 마운드에서 내렸다. 6이닝 1피안타 5사사구 무실점. 오 감독은 “ 기대 이상으로 잘 던져줬다”고 칭찬했다. 김시현은 “5회부터(노히트노런) 기록이 신경쓰였다. 아쉽지만 팀이 이겨 만족한다”며 활짝 웃었다.

 김시현은 1m77㎝, 83㎏으로 체격이 크지 않지만 왼손 투수치고는 빠른 편인 130㎞대 후반의 직구를 던진다. 이날도 최고 구속 136㎞를 기록했다.

 김시현은 ‘꼭 우승하겠다’는 각오로 이번 대회에 출전했다. 앞서 열린 주말리그 후반기 왕중왕전에서 1회전 탈락의 쓴잔을 마셨기 때문이다. 공주고 3학년들에게는 대통령배가 마지막 무대다. 김시현은 “지난해 대통령배에서 우승의 맛을 봤다. (공주고 출신) 박찬호 선배님과 식사도 하 는 등 좋은 추억도 쌓았다. 3학년이 된 뒤 성적이 안 좋아 감독님께 실망을 안겨드렸는데 고교 무대 마지막 기회인만큼 꼭 기쁘게 해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부천고는 전국대회에 첫 출전한 율곡고를 14-3(8회 콜드게임)으로 물리쳤다. 부천고 4번타자 이민우는 6타수 3안타 4타점을 기록했다. 경북고는 동성고를 6-0으로 이겼다.

춘천=김효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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