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백산맥 골짜기마다 송이버섯...예년의 3배 수확|양양군민 15억 소득"장마로 망친 농사 보상받고도 남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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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심산유곡, 송이(송이)를 딴다.
태백준령 등허리 강원도양양군민들은 지난7월 이후 넉 달 동안 태백산맥 골짜기마다 솟아난 천연송이를 따 자그마치 15억 원의 소득을 올렸다.
이는 양양군 1년 전체 예산의 꼭 절반에 해당하는 액수. 두 달 넘게 계속된 지루한 장마와 이상저온으로 농사를 망쳐 시름에 잠겼던 농민들이 뜻밖의 송이대풍에 주름살을 펐다.
10월말까지 양양군내 6개 읍·면 54개 부락에서 채취된 송이가 모두 81t 15억4천6백만 원어치. 지난해 고작 23t 5억 원의 소득에 비해 3배다.
7월부터 시작된 장마가 9월 넘어까지 계속되면서 서늘하고 습한 날씨를 지속, 송이가 자라는 최적의 조건을 이룬 것.
송이는 30년이상된 소나무 숲 남향의 마사토 (마사토)에서 잘 자란다. 7∼8월 습한 망에서 포자가 발생, 솔뿌리에 기생하며 자라나 3∼4일이 지나면 7∼8세 어린이 주먹크기로 자란다. 이때가 채취기.
주민들은 2∼3시간만 산골을 누비면 1∼2kg의 송이를 묵직하게 망태기에 채운다. 시세가 kg당 2만∼3만원, 금값이다.
특유한 맛과 고상한 향기·영양·강정(강정)식품으로 알려진 송이는 혈압을 조절하고 세포활동을 왕성하게 하는 기이한 효능을 지녀 인기가 높다. 채집되는 대로 일본 등에 항공편으로 수출된다.
양양군농가가구당 평균 송이소득이74만원. 현북면 원일전리의 경우 60가구가7천만 원을 벌었고 그중 박상우씨(43)는 2백60kg을 채취,5백만 원의 소득을 올리기도 했다.
천혜 (천혜) 의 「달러·박스」송이를 따는 농민들은 『하늘은 공평하다』는 옛말을 되뇌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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