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백범 주치의 아들, 양기탁 선생 외증손자 … 한국인 됐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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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황교안 법무부 장관(왼쪽)이 백범 김구 선생 주치의였던 유진동 선생의 아들 유수동씨에게 한국 국적 증서를 수여했다. [사진 법무부]

일제강점기 독립운동가 유진동(1908~?) 선생은 백범 김구 선생의 주치의였다. 상하이의 의과대학 재학 중 한인학우회에 들어가 항일 독립운동을 하다가 김구 선생과 인연을 맺었다. 이후 1940년 광복군 사령부 군의처장, 42∼43년 임시정부 의정원 의원을 지냈다. 해방 후 중국에 정착했으나 지병 치료를 위해 가족과 함께 평양에 들어갔다가 59년 입원해 있던 중앙병원에서 실종됐다. 한국 정부는 그에게 2007년 건국훈장 애국장을 추서했다.

 유 선생의 아들 유수동(60)씨는 63년 탈북해 중국에 살면서 중국 국적을 취득했고 최근 국내에 들어왔다.

 법무부는 유씨 등 일제시대 독립운동가 유공자 후손 16명에게 11일 한국 국적 증서를 수여했다. 독립 유공자의 후손이지만 한국 국적이 없는 이들에게 2006년부터 특별 귀화를 허가해 온 조치의 일환이다. 이 조치로 지금까지 908명이 국적을 취득했다.

 3·1 운동을 외신에 알리는 등 독립운동을 도운 외국인 선교사 윌리엄 린튼 선생의 증손자 데이비드 조나단 린튼(43)도 대상에 포함됐다. 그는 미국에서 로스쿨을 나와 2007년부터 국내 법무법인에서 일하고 있다. 린튼 집안은 고조부 유진 벨을 필두로 1895년부터 한국에서 선교사 활동을 해왔다. 현재 유진벨 재단은 북한 주민들에게 결핵약을 보급하는 사업을 한다. 데이비드 린튼의 숙부가 연세대 의과대 인요한(존 린튼) 교수다.

 이외에도 독립협회와 만민공동회 간부로 활동한 양기탁 선생의 외증손자, 김좌진 장군이 지휘한 청산리 전투에 참전한 이정 선생의 외증손녀 등이 한국 국적을 얻었다.

이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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