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어나온 디스크, 고주파 쏴 부피 줄여…뻣뻣한 목 통증 20분 만에 안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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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바른병원 김순권 원장이 목디스크 환자에게 고주파 수핵감압술을 시행하고 있다.

우리 몸에서 피로를 가장 체감하기 쉬운 부위가 어딜까. 아마도 목을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특히 하루의 대부분을 컴퓨터 모니터 앞에서 보내는 화이트칼라 직장인이나 공부의 압박에 시달리는 중·고교생은 목과 어깨가 아프거나 결리기 쉽고, 심지어 손과 팔이 저리기도 한다.

이처럼 흔하게 느껴지는 증상은 척추질환인 목디스크일 경우가 많다. 세바른병원 김순권 원장은 “목디스크가 발병하면 보통 뒷목이 뻣뻣하고 딱딱하게 굳는 느낌이 드는데 이후 어깨나 등·팔·손에도 통증과 함께 저림 증상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심하면 두통이나 어지러움, 시각 이상, 마비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목디스크는 경추(목뼈) 사이에 있는 추간판(디스크)이 제 자리에서 밀려나는 것을 일컫는다. 이 추간판이 신경을 눌러 목 이외의 신경이 뻗어나가는 곳에 통증을 유발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목디스크는 주로 어떤 경우에 발병할까. 노화 및 교통사고와 같은 갑작스러운 충돌이나 외상도 원인이 되지만, 무엇보다 목디스크의 발병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평소의 자세다.

세바른병원 최귀현 원장은 “경추는 기본적으로 역 C자 모양의 곡선을 이룬다. 머리라는 무거운 구조물을 받치기 위해 유연한 모양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목을 지나치게 앞쪽으로 내밀면 목뼈가 점점 일자로 변형되면서 전보다 하중을 크게 받고, 이것이 디스크 탈출에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따라서 컴퓨터 모니터를 바라볼 때는 목을 앞으로 쑥 내밀고 있지 않은지 항상 유의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앉은 자세에서 최대한 가슴을 펴고 머리와 목·등·허리를 일자로 유지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특히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는 지나치게 목을 앞으로 숙이지 않도록 한다.

이러한 자세 교정 후에도 통증이 지속된다면 이때는 보다 적극적인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경추는 공간이 매우 좁을 뿐 아니라 큰 혈관이나 기도, 식도 등 여러 중요한 구조물이 통과하므로 요추보다 치료가 까다롭다. 이러한 이유로 환자들 사이에서는 목디스크를 치료할 때 비수술 치료를 선호하는 경향이 많다.

대표적 비수술 치료법인 고주파 수핵감압술 시술은 지름 1mm 정도의 주사바늘을 증상이 있는 부위에 넣은 뒤 고주파 열에너지를 쬐어 통증을 유발하는 디스크를 융해시킨다. 쉽게 말해 디스크 내부를 순간적으로 응축시켜 신경을 압박하는 디스크 조직의 부피를 줄여주는 것이다.

세바른병원 김태엽 원장은 “탄력이 떨어져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연성디스크의 경우, 고주파 수핵감압술은 가장 적합한 치료라고 할 수 있다. 또한 목디스크·허리디스크와 같은 추간판 장애라면 폭넓게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고 전했다.

다른 비수술 치료와 마찬가지로 고주파 수핵감압술 역시 피부를 째지 않기 때문에 부분 마취로도 시술이 가능하다. 또한 시술에 소요되는 시간은 20분이면 충분하므로, 시술 후 잠시 안정을 취한 뒤 바로 퇴원할 수 있다.

한편 목디스크, 거북목증후군 같은 경추질환은 경추를 지탱해주는 인대가 약해지는 것도 발병의 원인이 된다. 경추 인대가 퇴행으로 인해 약해지면 그만큼 경추가 쉽게 변형될 수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약해진 근육과 인대의 기능을 회복하는 프롤로테라피 역시 목디스크 치료법의 하나로 활용되고 있다.

프롤로테라피는 인대에 고농도의 포도당을 주사하는 치료법인데, 이는 손상 부위의 조직 분화를 유도하여 인대를 재생시키는 효과가 있다. 일시적으로 통증을 완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손상된 부위를 원천적으로 재생시킨다는 점에서 진통제와는 차이가 있다. 우리 몸의 자가 치유 기전을 이용하여 부작용이 없고, 주사치료이므로 누구나 부담 없이 시술을 받을 수 있다.

김만화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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