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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미니어처」 판화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사방 10㎝도 못되는 화면 속을 곤충이 날고 평화로운 전원풍경이 자리하는가 하면 뜨거운 포옹을 나누는 연인도 있다.
지난 1일 개막, 15일까지 공간미술관에서 선을보일 제1회 국제「미니어처」판화전의 모습이다.
미국·영국·일본·중국·「캐나다」등 우리와 친숙한 나라들의 작가로부터 「체코슬로바키아」·「폴란드」·「유고슬라비아」등 동구공산국작가에 이르는 2백50점이 선을 보이고 있다.
『현대미술품이 미술관에 걸려있는 것은 공동묘지에 있는 것과 같다』고 혹평하는 사람도 있지만 적어도 현대미술은 생활공간에 들어와 우리와 함께 호흡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게 미술가 및 미술애호가들의 공통된 생각이다.
친근하게 어울리는 미술품이 되는 한가지 방편으로, 작품크기를 소규모로 한정시킨 이 전시회에서 농축성 짙게 심화된 작품을 통해 한결 예술성이 돋보임을 볼 수 있다.
간결하면서도 기법에 있어서는 극도의 치밀성을 보이는 요수평(중국)의 대상작품을 비롯, 사방 3㎝크기에 극세밀수법으로 세 마리의 곤충을 각각 묘사한 「라이머·카딜로」(미)의 매입상수상작, 아버지의 무릎에 머리를 기댄 어린 아들을 평온과 자애의 눈길로 바라보는 아버지를 묘사한 「헤르만·슈더들」(독)의 작품은 특히 시선을 끈다.
이밖에 사회를 풍자한 「피터·포드」(영)의 『위대한 논쟁』, 동화적 분위기를 보여주는 「벤슨·시토」(미)의 『걸어가는 풍경』등은 해학을 느끼게 하는 반면 「맥시밀리안·스노크」(폴란드)의 『공간』을 비롯한 동구권작가들의 작품은 음울한 색채와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어 그 사회상을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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