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서둘러 찾아온 '여름 전어' … 며느리보다 수험생에게 더 좋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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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도다리, 가을 전어’ ‘가을 전어 머리에는 깨가 서 말’이라는 옛말처럼 전어는 가을의 별미로 꼽힌다. 그런데 올해는 수온 상승과 윤달의 영향으로 ‘여름 전어’라고 불러도 될 만큼 어획 시기가 빨라졌다. 벌써 남해안에서는 본격적으로 전어가 잡히고 있다. 서세빈 홈플러스 수산팀 바이어는 “지난해보다 20일가량 어획 시기가 빨라졌고, 가격도 지난해의 반값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조선 후기 실학자 서유구는 저서 『임원경제지』에 “전어는 기름이 많고 맛이 좋아 상인들이 소금에 절여 서울에서 파는데 양반이나 천민이나 모두 좋아해 돈을 생각하지 않고 산다고 해서 ‘전어(錢魚)’라고 부른다”고 썼다. 기름이 많은 생선이라 구울 때 지글거리는 소리와 함께 특유의 고소한 냄새를 풍기기 때문에 “전어 굽는 냄새에 집 나갔던 며느리가 돌아온다”는 속담도 있다. 햇전어는 살과 뼈가 연하고 부드러워 횟감으로도 즐겨 먹는다.

 “며느리 친정 간 사이에 (시부모가) 문 걸어 잠그고 먹는다”는 속담까지 있을 만큼 전어는 맛 좋은 생선의 대명사지만 영양가도 풍부하다. 체내에서 생성되지 않는 필수아미노산이 8종류나 들어있고, 콜레스테롤과 체지방을 분해하는 타우린도 많이 함유하고 있다. 또 뇌 기억과 학습능력을 향상시킨다는 DHA, 뇌혈관 질환을 예방한다는 EPA 성분이 다른 생선보다 풍부하다.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해 성인병 예방에도 좋다. 또 뼈째 먹는 생선이기 때문에 칼슘과 비타민·미네랄을 충분히 섭취할 수 있어 피로 해소와 피부 미용에도 좋다.

 전어는 18~20㎝(60~80g) 이상 되는 큼직한 것이 좋다. 구이용 전어를 많이 샀을 때는 소금을 뿌리지 않고 냉동실에 한 번 먹을 만큼씩 나눠 보관한다. 전어구이는 살이 연하고 가시가 많은 데다 살보다는 뼈와 머리, 내장 맛이 진해서 처음 먹는 사람은 생소한 맛에 당황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머리와 내장까지 꼭꼭 씹어 먹어야 전어의 참맛을 느낄 수 있다. 홈플러스는 전국 점포에서 30일까지 남해안 전어를 마리당 600원에 판매한다.

구희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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