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만불 임수경위등 「베일」속의 전형|한국「카길」박승만 사장 국제전화 협박사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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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가축사료 「메이커」인 한국「카길」회사 사장 박승만씨(56·서울막강로1가216의2)협박사건은 미국에서 교민을 범행대상으로 삼아 장거리 국제전화로 25만「달러」룰 가져오게한 새로운 형태의 국제범죄로 거액의 외화유출 경위와 범인인도문제등이 큰 관심을 끌고있다.
이사건은 박씨가 1억5천만원에 이르는 「달러」를 어떤 방법으로 마련했는지도 의문이지만 지난 14일 이사건을 해결하기위해 미국으로 떠나면서 국내경찰이나 수사당국에 아무런 사건협의도 없이 비밀리에 떠나 한국경찰이 외신보도를 보고서야 사건내용을 알수있어 사건전문가「베일」에 가려져있다.

<외화출처>
박씨는 거액인 25만「달러」를 국내에서 구입해 출국했거나 은행을 통해 송금했을 가능성이 크며 미국 「카길」 본사나 친지로부터 차용했거나 미국에 비밀구좌가 있을 가능성도 있다.
또 수사상 필요에 따라 미국FBI가「달러」를 꾸어줬거나 위폐를 사용했을 가능성이 있으나 FBI관계관은 25만「달러」를 박씨가 소지하고 있었던것으로 밝혀 박씨가 귀국해야 외화유출경위가 드러날것으로 보인다.
미국인과 합작으로 68년부터 사료제조공장을 경영하고있는 박씨가 만일 외국에 비밀구좌를 가지고 있거나 외화를 유출시켰다면 외환관리법위반및 재산도피가 되며 「카길」본사에서「달러」를 꾸었더라도 외화의 해외유출로 혐사책임을 면할수없다고 국내 수사관계자는 밝혔다.

<사건수사>
한국경찰은 박씨가 가지고간 25만 「달러」에 초점을 맞추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그러나 협박을 받은 박씨가 아직 미국에 체재중이며 한국에있는 박씨의 부인등 가족들은 사건내용을 전혀 몰라 수사가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이에따라 치안본부는 국재형사경찰기구(인터폴)를 통해 미 FBI에 한국경찰이 알고싶은 내용을 25일 긴급전보로 의뢰했다. 「인터퓰」을 통해 의뢰한내용은 ▲이 사건의 범행동기 ▲박씨가 가져갔다고보도된 25만「달러」(한화 1억5천만윈)가 한국에서 가져갔는지 또는 미국에서 박씨가 마련했는지 여부 ▲미국에서 마련했을경우 자신의 미국은행구좌에서 인출했는지 또는 미국에 있는 친지로부터 차용했는지여부 ▲아니면 미FBI가 범죄수사용 위조지폐를 박씨에게주어 연출했는지 여부와 ▲한국인공범 이명한씨(27·피해자 박씨의생질)가 미국인「갱」단과 어떤관련을 갖고있으며 평소 이씨의 생활환경등이었다.
태평양을 사이에두고 수사대장 인물을 전혀 볼수없는 상태에서 한국경찰이 「인터폴」을 통해 미 FBI에 이같이 구체적인 사실확인을 의뢰한 것은 「인터폴」규약에 따른 것이며 미FB1도 「인터폴」 규약에 따라 한국축 요청에 가능한한 빠른 시일내에(1주일이내)정확한 사실을 회답할것으로 보인다.
치안본부 「인터폴」 담당자에 따르면 64년 한국경찰이 「인더폴」에 가입한 이후 지금까지 연평균 3백여건의 사실조회·전과조회 또는 수사의뢰를 「인터폴」 가맹국(현재 1백27개국)경찰에 의뢰했으며 반대로 l천5백여건의 의뢰를 받았다.
한국경찰이 「인터폴」의 큰덕을 본 사건은 78년 1월「홍콩」에서 일어난 여배우 최은희씨 납치사건.
한국경찰은 수사관 2명을 현지에 파견, 김규화(59·「홍콩」거주)가 이사건의 범인증 1명이라는것을 밝혀냈으나 「홍콩」과 범인 인도협정이 맺어져 있지 않아 김을 강제송환할수 없었다. 그러나 김이 체류기간이 만료되어 대만·「홍콩」을 수시로 왕래한다는 점에 착안, 「인터폴」을 통해 현지경찰의 협조룰 얻어 김에 대한 체류기간연장을 불허하는 방법으로 한국으로 돌아오게해 검거했다.
반대로 79년6월 미국에 거주하는 한국에 미국인 김정갑씨(51·「캘리포니아」주)가 전처인 김국자씨(38)룰 권총으로 쏴 중상을 입히고 한국으로 도주해온 뒤 미국경찰이 「인터폴」을 통해협조를 요청해오자 한국경찰은 지난 8월8일 김씨가 체재기간 만료로 미국으로 돌아간다는 사실을 미측에 통보, 김씨가 LA공항에 내리자마자 체포토록도와 주었다.
치안본부 「인터폴」관계자는 『비록 간접적인 수사지만「인터폴」을 활용할 경우 다른 나라에서 일어난 한국인 범죄의 진상을 정확히알수 있다』고 말하고 『결국 세계는 한지붕밑에 있듯이 범죄꾼은 어디로 달아나든 발붙이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정일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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