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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이 숙청당하거나 몰락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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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6.25때 월북한 작가 박태원(71)이 완전 실명상태에서 처가 구구을 받아 소설『갑오농민전쟁』을 집필 중에 있다는 사실이 최근 평양방송을 인용 보도됐다.
예술부재의 상태에서 예술인들의 모든 활동이 김일성 개인을 위해 존재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우리당의 문학·예술은 근노대중을 공산주의자로 교양시켜 온두회를 공산화·노동 계급화하는데 그 사명이 있다』- 이것은 10년전 제5차 전당대회에서 말한 김일성의 교시이지만 그 사회에서 문학·설술에 대한 이러한 정의는 1백년이고 2백년이고 변질 되지 않는 확고 부동한 것이다.
따라서 얼마쯤은 소박하고 낭만적인 소지를 가지고있는 읍북 또는 월북한 작가·설술인들이「공산혁명」이니 「계급투쟁」이니 「자아비판」이니 하는 그 딱딱한 생리의 동토에서 결국 숙청되거나 불우하게 죽어간 것은 당연한 일이라 하겠다. 박태원의 경우를 계기로 그들의 편모와 월북 경위등을 알아본다.

<경위자주>
□정지용(시인)-일제때 정국신사에 조선인으로서는 처음으로 신으로 봉안됐다는 지원병출신 한때 죽었다고 알려졌던 이인석상등범이 충남 자기 고향사람이라고 늘 불명예스럽고 수치스럽다고 투덜댄 사람이다. 경음· 이취가 보통인 그에게『선생님의 고향은 어디십니까?』고 물으면 당장 술이 깰 만큼 소박한 일면을 가지고 있기도하다.
그는 6·25당시「문학가동맹」에 자수해야 한다는 바람에 자수(?)하러 갔다가 그 자리에서 체포됐다.
그후 거제도 포로수용소에까지 끌려 갔다가 자신의 추한꼴을 보이기 싫어서인지 끝내 북항 해버렸다.
□김기림(시인)=월북작가의 명단에 끼여있지만 질은 납북당한 사람이다. 6·25치하에서 백철씨와 박태원 두사람이 신설동 그의 집에 찾아갔을 때 그의 부인이 말한 바에 따르면 그는 6월28일 을지노6가 구사범대학 앞길에서 미리 잠복중이던 정치보위부원에게 잡혀갔다는 것이다.
그 보위부원이 공교롭게 그의 동향인이었기 때문에 기림을 잘 알고 었었다는 것 평논가 이원조(월북)가 말했듯 기림은 「요술장이 시인」 l. 말하자면 기교파였기때문에 기림같은 현실파시인이 그를 잘 보았을 리가 없으며 결국 그는 북에서 불우하게 죽어갔다.
□이태전(소설가)=기림가 서둘러서 그를 배에 소개했다. 소련에 여행할 수 있는 「티키트」를 따내 문인들중에서는 소련에 제일 먼저 갔다와서 거의 맹목적으로 소련사회를 예찬했다. 그렇게 하여 자신이 공산주의에서 크게 대우 받을 것으르 잘못 판단한 것이다.
그는 20년대 30년대의「프로」문학파와는 거리가 멀었고 특히 임화와는 견원처럼 적대시하고있는 처지였는데 일제말의 탄압에 눌려 서로 궁지에 몰리자 접근했고 해방 후「문학건설본부」를 만들어 행동을 같이했다.
□기림(시인)=북과 남의「파이프」역할을 하고 있었던 처지였기 때문에 월북예술인들에게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그는 36년 「카프」(조선「프롤레타리아」예술동맹)의 서기장으로 있을 때 경기도경찰부 고등계 재등주임에게 「카프」 해산 성명서를 넘겨 줘버린 장본인으로 그때부터 번절자로 낙인 찍혀 있었다. 47년 북으로간 임화는 53년「조선문화협회부위원장」에 취임했었는데 그해 8월6일 박헌영·이승엽등 남노당숙청작업때「미제문첩」이라는 죄명으로 사형을 선고받았다.
이를 월북자들은 53년 남노당사청재간전까지는 그런대로 활동(?)할 수 있었으나 대부분이 낭망적이고 관념적인 언행자였기 때문에 시간이 경과할 수록 본질이 드러나 비간을 당하고 숙청되거나 몰락되고 말았다. 분야별로 월북예술인들의 단면을 살펴본다.

<시>
정지용(생사불명) 설정식(숙청·사형) 임화(숙청·사형) 백석(생사불명) 김기림(사망) 이치 (전시 사살) 김상동(생사불명) 박태원(제명·생사불명) 홍명희(65년까지 활동) 오탁환(생사불명) 이병철(생사불명) <소설>
이태준 (작년반동으로 숙청) 현덕 (생사불명) 김영석(생사불명) 김사량(6·25전사) 김남천(생사불명) 박태원 (실명·중병) 안회남(생사불명) 엄전섭(64년까지활동) 이식영(생사불명) 이북조(생사불명) 한병도(본명 한화도·62년숙청) 최명익 (생사불명) <평논>
임화 (숙위·사형) 김남천 이여성(미술) 최화한(관학평론) 이원조(숙청·55년사망) 이집결(고전) 고상옥(남·고전) 김명주(현대문학) <희곡>
임환 함세덕 임선규 (문졸봉 남변)

<무대예술>
황철 (62년6월9일병사) 문예봉 심영 배용 이단 이재덕 김선영(최은희의올케) 남궁련 김신초 양춘화 엄미화 박영신 <무대연출>
안영 박춘명 이서향 허일 이상남 마영섭 이석진 이야수 김순정 <작곡>
이건우 김순남 이면상 윤복기 김옥성 김길학 모영일 신도선 한시영 조길석 <무용>
최승희 안성희(최승희의 딸) 장춘화 정지수 이석예부부 <언론>
조일오 (해방일보주필) 이상호(일제시 동아일보편집국장) 진학주 오기영(민주일보주필) <본두 「동서문제연구소」자료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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