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시|올 「노벨」 문학상 수상 「체스화프·미와시」 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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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내 힘으로는 구원할 수 없는 그대
「미스터」에게 귀 기울이시라.
차마 또 한마디가 부끄러운
이 단순한 말을 이해하시라.
마력적 말장난이 내겐 없음을 맹세하고
구름이나 나무처럼 침묵으로 입을 연다.
그대의 치명상은 내게 기운을 북돋워주었다.
그대는 구세대에의 각별을 새 세대의 시각으로
증오의 감정을 서정적 아름다움으로
맹목의 힘을 완성된 형체로 착각하였다.
여기 얕은 「폴란드」강의 골짜기가 있고
하얀 안개 속으로 사라진다. 그리고 깨어진 도시.
내 그대와 대화하는 동안 바람이 갈매기의 비명을 그대 무덤에 집어던진다.
국가와 국민을
구하지 못하는 시는 무엇인가?
그것은 공적인 거짓을 감싸주는 공모.
곧 참수 당할 주정뱅이의 노래.
대학 2학년 여학생을 위한 독서물.
알지 못한 채 좋은 시를 원했고
시의 건전한 목적을 늦게나마 찾게된 이것. 오직 이것에만 나는 구원을 찾는다.
새가 되어 날아온 사자를 먹이기 위해
그들은 조와 양귀비 씨로 무덤을 순례하였으나
나는 한때 여기 지상에 살았던 그대에게
다시는 우리를 찾아오지 못하게 이 책을 여기 두노라. <1945년 작>
번역 정종화 <고려대 교수·영문학>
「체스화프·미와시」의 문학세계는 낙원에서 쫓겨난 이후의 인간의 핍박과 갈등, 그리고 자유를 향한 의지가 주조를 이루고 있다. 이러한 경향은 산문에서 보다 시에서 더욱 두드러지고 있는데 이것은 「미와시」가 2차 대전을 통해 조국 「폴란드」가 「나치」에 의해 강압 당한 과정에서 크게 영향받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의 초기의 시나 소설 등은 그가 대학시절 『횃불』이란 문학 「그룹」에 참여, 문학 외에 전위적인 정치활동에도 관여했음에도 불구하고 2차 대전 이후의 작품과는 달리 매우 서정적이고 정감어린 것이 특징이었다. 그러던 것이 2차 대전 중 조국이 강점되고 그 스스로가 「레지스탕스」에 가담하면서 작품의 경향은 크게 뒤바뀌게 됐다.
「미와시」는 2차 대전 당시 독일군에 체포되어 「가스」실로 끌려가던 중 수녀의 도움으로 탈출하는 모험을 겪기도 했다.
「미와시」는 『「나치」 독재 속에서의 공포와 살인 등은 내 생애 중 영원히 잊을 수 없다』고 회상하면서 그것이 『내 인생 중 감수성이 가장 예민한 시절이었다』고 했다.
그의 일련의 시집 『횡령자』 『잡혀있는 마음』 등은 모두가 「스탈린」 주의와 그 주의에 아첨하는 동구권의 지식인들을 혹독히 비판한 것들로 그의 자유의 의지의 한 면을 뚜렷이 보여주고 있다.

<주=금년도 「노벨」 문학상 수상자 czeslaw milosz는 「체스화프·미와시」(chesswhaf meewash)로 발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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