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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오염 영향|대도시 기온이 높아졌다|원자력연구소 노재식 박사조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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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최근 들어 서울·부산등 대도시와 포항·울산등 산업도시의 기온은 60년도 이전에 비해 평균 섭씨1도 정도 높아졌고 홍천·보은·남원·밀양등 내륙·산간지역은 오히려 섭씨 0·5도 정도 기온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나 기온분포상의 번화가 있음이 드러났다.
이 같은 사실은 한국원자력연구소 노재식박사(환경부장)가 31년부터 60년까지 30년간 우리나라의 지역별 기온평균치를 기준 값으로 하고 최근 4년간(76∼79년)의 기온상황을 비교자료로「컴퓨터」에 넣어 분석한 결과 얻어낸「우리나라 도시기후의 변화추세」에서 밝혀진 것.
이 조사에 따르면 대도시인 서울은 연평균기온이 60년도 이전에 비해 섭씨 1도, 일 최고기온연평균 값도 섭씨1도, 일 최저기온 연평균 값은 무려 섭씨1·6도C나 높아졌다.
같은 대도시「그룹」인 부산도 연평균 섭씨0·6도, 일 최고 섭씨0·4도, 일 최저섭씨 0·6도의 상승을 보였고 대구는 섭씨0·9도, 0·8도, 1도의 상승, 광주는 섭씨 0·6도, 0·6도, 0도 등으로 과거보다 높은 기온분포를 보였다.
한편 산업도시인 울산은 연평균 섭씨1도, 일 최고 섭씨0·8도, 일 최저 섭씨1도, 포항은 섭씨0·7도, 섭씨1·3도, 섭씨0·8도, 인천은 섭씨0· 6도, 섭씨0·2도, 섭씨1·2도, 최근에 석유화학단지가 들어선 여수는 섭씨0·4도, 섭씨0·8도, 섭씨0·2도 등으로 모두 기온상승현상을 보였다.
노박사는 대도시와 산업도시의 이 같은 기온상승현상을『「에너지」소모가 커짐에 따라 방열량이 증가한 것과 대기오염의 심화로 공중에 정체된 탄산「가스」층이 온실효과를 유발한 때문』으로 풀이하고 있다.
대도시와 산업도시의 경우 인구증가와 공장수의 증가에 따라「에너지」소모가 커지게 되면 자연히 방열량이 많아지면서 기온상승원인이 된다. 아울러 대기오염으로 생성된 탄산「가스」가 대기층에 올라가 쌓여 두꺼운 층을 형성하게 되는데 이 층이 밤사이 열의 발산을 막아주는 온실역할을 하게돼 기온상승이 가중된다는 것이다.
한편 태백산맥지역 및 지리산등 산간지역과 경남·북 내륙지역 등은 오히려 기온이 멀어지는 역현상을 보이고 있어 특이하다.
연평균 기온을 보면 60년도 이전보다 홍천이 섭씨0·8도, 선산·거창·밀양이 각각 섭씨0·6도, 인제·남원이 각각 섭씨0·5도, 보은·합천이 각각 섭씨0·4도 정도 낮은 기온분포를 보였다.
일 최고기온연평균 값을 보면 홍천이 섭씨 0·8도, 밀양 섭씨 0·6도, 거창 섭씨0·5도, 일 최저기온연평균 값은 남원이 섭씨 1·8도, 선산 섭씨 0·7도, 보은 섭씨0· 5도 정도 낮아진 기온분포를 나타내 산간 및 내륙지방의 기온하강현장을 확실하게 입증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의 원인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대도시 및 산업도시지역에 비해 기온상승의 요소가 갖추어져 있지 않다는 것과 도시지역의 기온상승으로 인한 이동성기류가 국지적으로 생성돼 기온하강현상을 가져오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조사에서 부수적으로 확인된 기상요소변화를 보면 대도시 및 산업도시지역에서의 일조율 저하와 안개일수 및 바람부는 날의 증가 등을 들수 있다.
서울의 경우 일조율은 60년도 이전에 비해 18·2%가 줄었고 광주는 11·l%가 감소했다.
일조율의 저하현상은 대기오염에 따른 태양광의 투과량이 감소된 데도 원인이 있지만 그보다는 기온상승으로 인한 상승기류가 국지적으로 생겨 작은 구름을 만들어 냄으로써 햇빛의 투과를 막는 것이 주원인이 된다.
또 바람 부는 날이 많아진 현상은 도시화에·따른 고층「빌딩」의 형성으로 기류가도시의 「빌딩」사이를 타고 들어와 이른바「도시바람」을 일으키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노박사는『평균섭씨1도의 기온상승이나 하강이 대수롭지 않은 것처럼 생각하기 쉬우나 지구전체의 평균기온이 섭씨2·4도 상승하면 극지방의 얼음이 모두 녹을 정도의 변화가 일어나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은 거대한 것』이라고 밝히고『기온변화를 토대로 앞으로 올 환경변화를 예상해 미리 대처하는 연구와 대책이 꼭 이루어져야한다』고 주장했다.

<윤재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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