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탕친「여름장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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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장마와 이상저온으로 여름다운 여름을 겪지못한 가운데 내일이 벌써 처서. 계절은 8월하순으로 접어들어 가을을 맞는다. 「여름한철」을 고대했던 해운대·대천·경포대등 전국해수욕장과 해변가의 「비치·파라솔」·「보트」·간이음식점등 여름업소들은 40여일이상을 개점휴업장태로 하늘만 쳐다보다 문을 닫게 됐다. 상인들은 8월15일을 전후한 마지막 더위에 한가닥 희망을 걸었지만 바닷물이 차가와진데다 늦장마가 겹쳐 이 기대마저 허물어지고 말았다. 그나마 피서객들이 올해따라 알뜰피서 작전을 펴는 바람에 피서지 임대업자들은 임대료·시설비등 투자액을 절반도 건지지 못했다고 울상이다.
(전국종합)

<"투자액의 반도 못건졌다" 울상>
해수욕장과 유원지에는 여름상인들이 예년보다 10여일이나 앞당겨 시설물의 철거작업을 서두르고있어 을씨년스런 분위기마저 띠고있다.
【부산】 건전최대규모의 해운대를 비롯한 부산시내 5개 해수욕장은 50여일이나 불황속에 기다리다 폐장을 10여일이나 앞두고 철수하기 시작했다.
피서인파도 예년의 1천80여만명에 비해 22일현재 절반이하인 4백90여만명으로 줄어 해수욕장 상인들은 투자액의 절반도 건지지 못했다고 투덜댔다.
해운대해수욕장의 경우 1백23개 탈의장·40개의 「비치·파라솔」·16개의 매점이 설치돼 임대료가 「비치·파라솔」이 점포당 최고2백50만원, 매점1백70만원, 「탈의장」80만원씩이었으나 투자액의 절반 이상을 벌어들인 상인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해운대탈의장 2공구 17호 주안 허환석씨(25)는 『탈의장·매점등의 임대료1백40만원과 시설비등 2백30만원을 들였으나 50여일동안 장사를 제대로 한날은 고작 4∼5일밖에 안돼 경비등을 제하면 실제 번돈은 5O만원에 불과해 1백80만원의 손해를 보았다』고 말했다.
또 해운대에서 「비치·파라솔」 24호를 운영하는 김영희씨(여)는 『임대료 1백60만원과 시설비등 2백만원을 투자했으나 지금까지 총매상고는 1백만원밖에 안된다』고 했다.
【강릉】 경포대등 동해안 31개 해수욕장은 개장후 30여일간의 피서객수가 1백99만5천여명으로 작년보다 48만여명이나 줄었고 하루 최고인파는 8만여명으로 작년의 30여만명에 비해 30%에도 미달됐다.
특히 알뜰피서의 구두쇠작전까지 겹쳐 「방갈로」·숙박「텐트」 등 간이시설업자들은 협정요금보다 40%씩 낮춰 손님끌기에 안간힘을 썼는데도 본전의 30%도 못건져 문을 닫았다고 말했다.
【인천】 서해 각 해수욕장과 인천송도해수욕장은 10여일이나 일찍 문을 닫았다. 올여름들어 22일현재 인천항을 통한 피서지이용객은 16만여명으로 지난해 이맘때 22만1천9백여명에 비해 무려 30%나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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