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현실과 미국의 신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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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한국의 정치현실을 보는 미국 측의 견해변화를 나타내는 보도들이 최근 잇달아 나오고있다.
미국의 유력지「뉴욕·타임스」는 국보위 상임위원장 전두환 장군의 회견기사와 「프로필」을 실었고 8일자 「로스앤젤레스·타임스」도 한국은 강력한 지도자룰 필요로 하고있고 각계 각층의 한국 민들은 새로운 지도자의 부상과 그의 영도력에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이에 앞서 AP통신도 주한미군의 한 고위 당국자 말을 인용해서 전두환 국보위상임위원장이 한국의 새로운 지도자가 될 경우 미국은 그를 지지하게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군사당국자는『한국에는 평화와 안정이 중요하며 정치적 자유 이전에 국가안전과 국내안정이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 고 강조했다는 것이다.
이 관리는 특히 『전 장군이 최근의 정부·정계·사회각층에 광범위하게 실시한 숙정의 결과 상당한 국민의 지지를 받고 있다는 분석에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고 말했다는 것인데 그동안 국보위가 사명과 결단력을 갖고 추진해 온 사회정화에 대한 국제적 신임이 높아진 것을 알 수 있다.
이 「고위 군사지도자」가 바로 「위컴」주한 미군사령관임이 밝혀지고 지난 2개월 간 서울과 「워싱턴」 에서 벌어진 한미 양국관계자간 연쇄접촉의 소산이라는 점에서 이 발언은 특히 주목하게된다.
지난 몇 달 동안 우리는 엄청난 시련을 겪어온 것이 사실이다. 한때는 국가의 위난을 생각할 정도로 사태가 어려웠었다. 경제적인 불황마저 겹쳐 파국이 예상되는 상황에까지 이른 것 같았다.
그러나 우리 국민은 끝까지 자제와 이성을 잃지 앉았다. 정말 훌륭한 민족성의 저력을 보여준 것 같다. 지난 상반기 중 그 소동과 혼란 속에서도 우리는 놀라운 실력을 기록했었다. 수출 목표를 달성한 것이다.79억「달러」상당의 물품을 생산하고 운반하는 일은 사실 우리의 상상을 준한다. 그러나 우리국민은 사회불안이나 혼란은 아랑곳도 없이 자신의 책무를 묵묵히 해냈다.
결국 이런 마음가짐, 이런 안정포구의 자세가 국제적인 신인의 계기가 되었다.
사회안정을 바라는 마음은 우리뿐이 아니다. 세계는 그동안 우리나라가 이룩해온 성장과 경제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한국의 정치·사회안정과 발전이 곧 세계평화에도 기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관점에서 그동안의 짧은 시간에 새시대의 새로운「엘리트」들이 추진하고, 이룩해 놓은 성과들을 우리는 높이 평가하지 않을 수 없다. 국보위가 결단과 사명감을 갖고 단행한 일속의 사회정화운동은 바로 사회안정의「모티브」가 된 것이다. 작일 자 본지도 특집을 통해 국보위의7O일 업적을 망라하고 허가했었지만 이와 같은 새 시대·새 질서의 기반을 구축한데 대해 국제적으로 긍정적인 평가가 내려진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로 보여진다.
한미간의 안보상의 유대관계란 어떤 상황에서도 결코 떼어서 생각할 수 없을 만큼 밀접한 것임은 새삼 지적할 필요조차 없다. 과거가 그래왔고 앞으로도 북괴와의 대치가 계속되고 그들의 대남 적화야욕을 버리지 않는 한 더욱 긴밀화하지 앉으면 안 된다.
현재의 한미관계는 경치·정제·안보 등 각 분야에서 지극히 정상적인 우호관계를 유지하고 있고 전 장군을 비롯한 한국의 장성들과 미국과의 관계가 지난날과 다름없이 훌륭하다고 한 것은 그런 뜻에서 한 국민을 안심시킬 수 있는 일이다.
때마침 전두환 장군은 한 TV와의「인터뷰」에서 새 시대의 지평와 자신의 정치적 소신을 피력한바 있다.
그는 첫째 우리의 정치풍토에 맞는 민주정치의 창조와 문화를 역설하고, 둘째는 복지국가의 건설을 새시대의 지표로 지적했으며, 셋째는 정당한 노력이 정당한 대가를 받을 수 있는 정의사회의 구현을 주장했다.
결국 전 장군을 중심으로 한 국보위가 집요하게 추진해온 사회정화의 궁극적 목표도 그런데 있는 것을 새삼우리는 확인하게 되었다. 더구나 새시대의 새로운 인물을 요구하는 오늘의 현실에서 전장군의 소신피력을 주목하게 되는 것이다.
외신들도 한결같이 우리사회가 현명하고 영도력 있는 지도자를 필요로 하고 있는 점을 지적했다.
오늘의 세계는 국제협력의 시대에 있다. 우리나라도 당연히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국제적인 신임 속에서 세계에 기여할 바가 적지 않을 것이다. 이제 한시대의 전환기에 우리나라를 보는 세계의 눈이 긍정적이며 격려하는 빚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 더없이 다행한 일로 평가되는 소이도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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