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외교도 바둑처럼 상생 취하며 국익 확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6면

“승고흔연 패역가희(勝固欣然 敗亦可喜).”

 새누리당 원유철(사진) 의원은 3일 한·중 친선 바둑교류전의 의미를 묻자, 위기십훈(圍棋十訓)의 한 대목을 읊었다. ‘승부란 모름지기 이겨야 좋은 것이지만 좋은 벗을 만나면 설령 진다 해도 그 또한 기쁜 일’이라는 뜻이다. 원 의원은 “1970년대 핑퐁외교가 미·중 국교 정상화를 가져왔듯이 바둑외교가 북한 핵, 역사왜곡 문제 등으로 인한 동북아 긴장관계를 해소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국회기우회 회장인 그는 중국을 수차례 오간 끝에 한·중 교류전을 성사시켰다. 그는 “한·중 의원 바둑대회가 성공적으로 끝나 기쁘다”며 “앞으로 한·중·일 의원 바둑대회, 남북한 의원 바둑대회 개최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바둑교류전을 추진한 이유는.

 “바둑은 체스나 장기처럼 남을 죽여야 게임이 끝나는 게 아니다. 집을 많이 짓는 사람이 이기는 것, 즉 상생의 원리를 담고 있다. 외교도 상대를 죽이는 게 아니라 상생을 취하면서 국익을 확대하는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동북아 평화를 위한 반상외교를 추진하게 됐다.”

 - 이번 교류전의 성과는.

 “서로 말은 통하지 않아도 바둑을 두면서 친밀해졌다. 중국 표현으론 ‘관시(관계)’가 깊어졌다. 북한 핵문제와 일본 얘기도 했다. 동북아의 현실 등 다양한 주제를 놓고 의견을 나눌 수 있었다.”

 - 한·일 의원 교류전은 언제 할 건가.

 “당장은 어렵겠지만, 올해 안에 꼭 교류전이 열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일본 의회의 기우회장을 맡고 있는 간 나오토(菅直人) 전 총리는 아베 총리와 달리 한국에 우호적인 정치인이다. 바둑외교가 한·일 관계를 회복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천권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