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썽꾸러기 자녀·친척들이 미국대통령을 괴롭힌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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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국무성 관리들 "우린 뭘 하란 말이냐"
미국의 많은 대통령들은 억세게 활동적인 부인과 똑똑치 못한 형제, 말썽꾸러기 자녀나 친척들 때문에 골탕을 먹거나 국민의 비판을 받은 경우가 많다. 미국인들 중에서도 콧대가 높은 동부 쪽 사람들에겐 「카터」대통령의 동생 「빌리」가 그저 시골주유소에서 깡통맥주나 마시고 있으면 알맞을 촌사람으로 인식되고있다.「빌리」가 「리비아」의 대리인 노릇을 했다는 얘기에 『사람 웃긴다』는 반응들을 보인다.
동생 때문에 골탕먹은 예는 「닉슨」전대통령도 마찬가지였다.1960년「존·케네디」후보와 맞선 공화당의 「닉슨」후보가 낙선한 이유 중의 하나는 동생 「도널드·닉슨」의 「스캔들」때문이었다. 「도널드」는 서부의 억만장자「하워드·휴즈」로 부터 대중식당 허가를 미끼로 2O만5천「달러」(1억2천3맥만원)를 대부 받은 것이 들통나 정치문제로 번졌다.
뿐만 아니라 또 다른 동생인 「에드워드·닉슨」이 사기 협의로 기소되어「바하마」로 도망간 억만장자 「로버트·베스코」란 인물로부터 정치헌금 2O만「달러」를 받은 것이 문제가 되기도 했다.
「로절린· 카터」의 치맛바람 정치도 어지간하다.「라틴아메리카」제국에「카터」대통령을 대신해 특사로 다녀왔던 「로절린」은 최근에는 동남「아시아」제국을 순방, 「베트남」 과 「캄보디아」난민문제에까지 개입했다. 국무생관리들이 『우리는 무슨일을 하란 말이냐』고 반발한 것도 무리는 아니다. 「존·애덤즈」 「에이브러햄·링컨」 「우드로·윌슨」 「프랭클린·루스벨트」대통령의 부인들도 안방정치에선 「로절린·카터」의 선배들.
「카터」의 고명딸「에이미」가 감초노릇을 하는 것은 애교라 치더라도 한국에도 다녀갔던 큰아들 「칩」은 지난겨울 미국 북동지역의 재해조사단장이었고 아버지를 대신해 각 국에 조문사절로 파견되는가하면 본격적인 외교행각도 벌었다.
「프랭클린·루스벨트」의 자녀들은 자동차속도 위반딱지에다 교통사고의 단골이었고 이혼사건으로 사회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얼마 전 「즌슨」대통령은 술주정뱅이이자 노름꾼인 동생때문에 골치를 썩었다.
「애덤즈」대통령은 아들의 장인, 즉 사돈을 우정국장에 앉혔고 사위를「뉴욕」지방의 예산심사관으로 임명했는데 그는 뒤에 부정사건으로 파면됐다.
「테디·루스벨트」의 말은 당시만 해도 금기로 돼있던 경마장출입이 잦아 말썽이었다.
공직자의 길이 얼마나 어려운 길인가를 이런 사례들이 일러주고 있다.

<뉴욕=김재혁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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