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차게, 정답게. 소년체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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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우리의 소년·소녀에게 내일에의 꿈을 심어주기 위한 전국소년체전이 10일 강원도의 춘천과 원주에서 화려한 막을 올렸다.
이번 9회 대회의 「슬로건」은 『알차게, 힘차게, 정답게-.』전국11개 시·도에서 참가한 7천5백58명의 선수들이 마음껏 힘과 기와 미를 겨룸으로써 굳센 체력과 투지를 가꾸게 하자는 것이다.
소년체전을 해마다 여는 목적이 기초적인「스포츠」보급을 통해 성장기에 있는 청소년들의 체력을 향상시키고 체육인구의 저변확대와 내일의 한국 「스포츠」를 짊어질 신인선수의 발굴에 있음은 말할 것도 없다.
그러나 그러한 목적 이상으로 중요한 것은 전국에서 모여든 소년선수들이 4일 동안 함께 어울려 뒹굴면서 우정을 나누고 서로의 맥박을 교류하는데 있다. 이 체전이 전국주요도시를 번갈아 돌면서 개최하기로 돼있는 것도 그 때문이며 특히 이번 춘천·원주체전의 구호에『정답게』란 말이 들어있는 것은 소년체전의 그러한 뜻을 한결 돋보이게 해주는 대목이다.
「스포츠」정신이란 바로 「페어플레이」정신이다. 경기수준이 얼마나 높아졌는지, 소년들의 체력과 기량이 어느 정도 신장되었는지도 관심사고, 또 생활환경의 도시화·기계화 등으로 청소년들의 체력이 현저히 저하되고 있는 요즘 그들의 체력을 길러주는 일도 꼭 필요하겠지만, 깨끗하고 아름다운 「페어플레이」 정신을 심어주는데 보다 큰 교육적 의의가 있음을 잊어서는 안되겠다.
그런 점에서 해마다 말썽을 빚어 온 종합채점제를 올해 들어 폐지했다는 것은 주목할만한 일이라고 본다. 따지고 보면 종합채점제로 인한 각 시도의 과열경쟁과 부정선수 시비는 어른들의 과욕이 부른 추태였음을 부인할 수 없다.「스포츠」경기가 참다운 의미의 발전과 향상을 기하려면 모든 참가자들의「페어플레이」한 정신이 그 바탕에 있지 않으면 안 된다. 그래야만 경쟁에서의 순위 가림이 발전과 향상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지난날 어른들의 과욕이 빚은 부정선수시비가 자라나는 세대에 마음의 상처를 주어 교육적으로 큰 오점을 남긴데 대해서 길이 반생하고 다시는 그러한 추태를 재연치 않도록 다짐해야 할 것이다.
과열경쟁풍토가 전반적으로 개선되지 않는 한 그 속에서의 순위다툼이 무슨 뜻이 있겠는가. 따라서 이번 대회에서 잠정적으로 폐기키로 한 종합채점제는 아주 없애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한 일로 우리는 생각한다.
소년체전이 그동안 체육인구의 저변확대로 경기수준을 크게 높이고 청소년사회의 우정을 전국적으로 넓혀 단결심·애향심을 기르는 데 크게 기여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한국「스포츠」가 세계무대의 높은 벽에 도전하기 위해서는 우물안 개구리가 아닌 보다 넓은 시야에서 이 대회를 육성해야하며 10대 체육에 대해 보다 과감한 투자를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코마네치」나 「올가·코르부트」의 예를 들지 않더라도 오늘날 세계「스포츠」의 추세는 10대의 무대라는 것을 다시 한번 주목해야겠다.
2백만 강원도민의 선의가 응결된 이번 대회가「슬로건」대로 알차고 정답게 진행되어 우리나라 소년체육사에 길이 남을 수확이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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