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팝업] 강북·강남 따지지 말아요 하늘은 똑같이 푸르른데 …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2면

윤동천, 하늘 연작, 2014, 종이에 수채, 각 76×56㎝. [사진 신세계갤러리]

“나는 당신을 진정한 친구라고 생각한다.”

 이것은 위로인가, 야유인가. 백화점 갤러리 앞 쇼윈도우엔 굵은 글씨로 이렇게 적혀 있다. ‘진정한 친구라고’ 써 붙인 흰 글씨 아래 빠꼼히 내놓은 구멍에 얼굴을 갖다 대면 뭉게구름이 해를 가리고 있는 사진이 보인다.

 “인간 관계에 관한 질문으로, 작금의 세태를 겪으면서 과연 누구를 믿을 수 있을 지 묻게 되었다”는 게 작가의 설명이다. 윤동천(57) 서울대 미대 교수의 개인전 ‘병치- 그늘’이다. 신세계백화점 본점 신세계갤러리에서 30일까지 열린다. 윤씨는 풍자와 유머를 양념 삼아 일상과 예술의 간극을 더는 데 주력해 왔다.

 전시장 안에도 하늘이 있다. 흰 바탕에 파란색으로 그린 6점의 맑은 수채화가 세 점씩 두 줄로 걸려 있다. 윗줄은 종로구 이화동의 하늘, 아랫줄은 강남구 도곡동의 하늘이다. 강남이든 강북이든 같은 하늘을 이고 있을진대, 보는 이들은 그림에서 차이를 발견할 수 있을까?

전시의 마지막은 기성세대가 된 그가 삼포세대(연애·결혼·출산을 포기한 이 시대의 젊은이들)에게 건네는 위로가 담긴 ‘희망 알약 3종 세트’. 각각 연애·결혼·취업이라고 써 붙인 사탕병이다. 구입하면 복지단체에 전액 기부되는 이 3000원짜리 위약(僞藥) 중 취업만이 동이 났다고 한다. 02-310-1924.  

권근영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