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知日 3인방' 攻守선봉 특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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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한.일전이 16일 오후 7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다. 2000년 12월 20일 도쿄에서의 맞대결(1-1 무승부)이후 2년4개월 만의 재회다. 2002년 한.일 월드컵을 통해 부쩍 성장한 두 팀의 자존심 대결이 불꽃을 튀길 전망이다. 한.일전의 관전 포인트를 짚어본다.

두 외국인 감독의 자존심 대결

과연 누가 웃을까. 움베르투 코엘류 한국 감독과 지코 일본 감독에 초점을 맞추는 것도 한.일전을 보는 또 다른 재미다. 거스 히딩크(한국)와 필립 트루시에(일본), 전임 감독들이 월드컵 무대에서 거둔 업적이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는 두 감독이 마주친 곳이 공교롭게도 '숙명의' 한.일전이다.

부임(코엘류 2003년 1월, 지코 2002년 7월)후 첫 승을 올리지 못한 두 사람(코엘류 1무, 지코 2무1패) 중 적어도 한 사람은 첫 승 신고를 또 다시 미뤄야 한다.

두 사람은 뿌리가 같다. 지코 감독의 아버지가 포르투갈인이기 때문이다. 반면 둘의 스타일은 정반대다.코엘류 감독은 수비수 출신에 덕장 스타일인 데 반해 지코 감독은 공격수 출신에 용장으로 알려져 있다.

지일파(知日派)의 활약 여부

▶안정환-모리오카

일본이 가장 경계하는 선수는 안정환(시미즈 S-펄스)이다. 도쿄 한.일전에서 통렬한 선취골을 터뜨렸던 안정환은 일본 선수들의 특징을 훤하게 꿰고 있다. 일본의 지코 감독은 중앙 수비수 모리오카 류조에게 안정환 봉쇄 임무를 맡겼다. 모리오카는 안정환의 팀 동료다. 두 선수는 서로를 너무도 잘 안다.

▶유상철-오가사와라

오가사와라 미쓰오(가시마 앤틀러스)는 지코 감독이 가장 신임하는 선수다. 개인기.슈팅 능력.넓은 시야를 갖춘 오가사와라는 오른쪽 미드필더 겸 플레이메이커 자리를 맡아 뛴다. 오가사와라 저지의 특명은 수비형 미드필더인 유상철에게 떨어졌다. 강한 체력과 기민한 판단력으로 한때 J-리그를 호령했던 유상철의 활약 여부에 승부가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성용-산토스

빗셀 고베에서 뛰었던 최성용은 공.수에서 두루 활약하는 살림꾼이다. 그의 맞상대는 브라질에서 귀화한 산토스 알레산드로(시미즈)다. 산토스는 스피드와 돌파력을 앞세워 공간을 파고 드는 스타일이다. 크로스 능력도 뛰어나 한국엔 이래저래 골치아픈 존재다. 96년 애틀랜타올림픽 최종예선에서 마에조노를 꽁꽁 묶었던 최성용이 산토스마저 잡는다면 일본은 창 하나를 잃게 된다.

탈(脫)스리백-입(入)포백

지난 월드컵에서 한.일 양국은 스리백 수비 시스템을 활용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양팀 감독 모두 포백을 택했다. 쉽지 않은 변신에 먼저 적응하는 쪽은 어디일까.

크리스마스 트리를 연상시키는 한국의 4-2-3-1 포메이션과 일본의 4-4-2 포메이션을 머리 속에 띄워놓고 여기에 경기를 대입해 보면 숨어 있는 전략을 엿볼 수 있다.

정영재.장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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