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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백산중턱에 32m높이 불당이 치솟았다|한꺼번에 만명수용…시멘트로 전통목조 본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충북단양군영춘면백자리해발5백22m의 소백산중턱에 웅자를 드러낸 「대한불교 천태종 대본산 구인사」 법회전.
60도 경사의 가파른 산중턱을 깎아 1백80평의 대지를 조성하고 그 위에 연건평 8백87평의 우람한 5층 법당이 솟아올랐다. 한꺼번에 1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매머드」 법당이 완성된 것이다.
층수는 5층이지만 기단에서 용마루까지의 높이가 자그마치 32m.일반건물 9층 높이에 해당한다. 천장의 대들보길이만도 17m에 달하는 굉장한 건물이다.
전체가 나무를 하나도 쓰지않은 철근 「콘크리트」건물이다. 그러나 절모양은 고래등같은 용마루, 상큼 치솟은 처마의 부연, 정교한 공포까지 전통양식 그대로다. 화사한 단청까지 끝낸 모습은 목조건축으로 깜박 속을 정도다.
78년8월 착공, 17억3천5백60만원을 들여 2년가까이 걸린 법회전은 건물의 크기에 걸맞게 최신의 부대시설까지 갖추었다.
1층 기도실, 2층 회의실·기도실, 3층 교육실·시청각방송실, 4층 기도실, 5층 법당으로 설계된 이 건물은 1층부터 4층까지 28개의 방으로 나뉜 기도실에 방마다 「컬러」TV를 설치, 법당에서 열리는 법회를 각방에서 시청하며 1만명이 동시에 법회에 참여할수 있게했다. 그밖에「비디오」수상기 1대, TRJ조명기 1대, 2m짜리 「앰프」 2대등 최신의 시설을 갖췄다.
『하루에도 2천여명의 신도들이 기도·수련등을 위해 모여들고 있으나 받아들일 시설이 없어 불편이 많았읍니다. 이제 1백만 종도와 부처님의 자비로 이같은 대도량을 완성, 더 많은 불자·대중들에게 무궁무진한 불법을 펴게 되어 기쁩니다.』 총무원장 박석암스님은 감개무량한 표정으로 하늘로 솟구친 법당을 우러른다.
천태종 대본산 구인사가 들어선 백자리게곡은 속칭 소백산 구봉팔문가운데 제4봉으로 불리는 연화봉 기슭. 1945년박준동 천태종 초대종정이 창건한뒤 천태종의 총본산으로 승려와 신도등이 몰려 일대 사찰촌락을 이루고 있다.
크고작은 45동의 건물이 협곡에 옹기종기 들어서 상주인구만 승려1백80명을 포함, 1천여명을 헤아린다.
이번 법회전낙성은 천태종 중창이래 최대의 경사, 8백만원의 종단예산만으로 착공한뒤 전국1백18개 사찰과 1백7만신도들의 성금으로 순조릅게 공사를 마칠수 있었던것은 오로지 뜨거운 신심의 결실이다.
5층 법당에는 길이11m 폭2·5m의 불단 위에 9자높이의 청동제 아미타본존불, 양쪽에 7자높이의 관세음·대세지보살을 봉안했다. 불상도금에 소요된 금값만도 1천만원.
금강산 장안사 대웅전을 본뜬 「닫집」(불●)과 경북 청도 운문사 대옹전문을 본받은 은행무늬창살의 문으로 장식했다. 『애국불교의 건립』 『생활불교의 실천』 『대중불교의 실현』 등 3대 지표를 내세우는 천태종은 6세기께 중국 절강성 천태산에서 지호대사에 의해 창립됐다.
우리나라에서는 고려 숙종때 대각국사가 처음 법문을 개설했으나 조계종으로 통합되면서 맥이 끊겼다가 45년 박준간스님에 의해 중창됐다. 현재는 2대종정 남대충스님이 종단을 이끌고 있다.
26일 하오4시 2만신도들이 참석, 성대한 낙성법회와 함께 문을열 법회전은 『천태종중흥·불교중흥』의 상징이라고 남종정은 말했다.
이날 낙성식에는 일본천태종대표 19명도 참석, 한일천태종교류도 의논할 예정이다.
이 법회전의 완공으로 단양팔경에 또하나의 관광명소가 등장했으나 불편한 교통때문에 주민들은 도로확장·포장등 여건조성을 서돌러 인근 고수등굴·온달성등과 함께 관광자원으로 활용할것을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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