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동숭동「예술의 거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대학의 낭만과 꿈이 아직도 풍기는 자리, 서울 종로구 동숭동. 새로 들어선 「예술의 거리」의 봄은 그래서 더욱 화사하다.
동숭동 예술단지는 72년 3월 서울대가 관악「캠퍼스」로 이전하고 76년10월 문화예술진흥원이 서울대 본부자리로 옮겨옴으로써 문학·예술의 거리로 탈바꿈하기 시작했다.
「디자인」포장「센터」·「토틀·디자인」·한국미술청년작가회관·학산기술도서관·고가구점, 그리고 흥사단과 잡지사 「샘터」, 출판사 신태양사등 골고루 모여있다.
비교적 도심과 가까우면서도 한적한데다 아름드리 나무와 가로수까지 있고 더우기 옛대학의 내음과 함께 문학·예술인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이곳 각 문학·예술기관은 이봄과 함께 특히 다양한 문화행사를 마련하고 있다. 문예진흥원의 문예교양강좌가 4월1일부터 열린다. 6월26일까지 열리는 이 무료강좌(매주 화·목 하오2시부터)는 문학과 미술 2개 반으로 나누어 구상 김열규 이범선 이경성 오광수 권순형씨등 30여명이 『고전의 이해』『시인과 함께 하는 명시감상』『미술사조』『현대회화의 이해』 등의 강의를 한다.
이 행사는 지난해의 국악·양악·연극·무용에 이은 두 번째의 행사로 정원 1백50명은 이미 마감전에 차 예술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이 얼마나 높은가를 보여주고 있다.
미술회관 3층에 자리잡은 자료관은 언제나 성황이다. 각종 문화예술 기초자료·전문도서 및 해외문화예술계 「저널」 2백여종, 그리고 영상·음향자료 및 기재등을 비치해 문화·예술인들이 무료로 자유롭게 이용하고 있다.
96평 넓이의 자료실은 최근 정기간행물 3백종과 장서를 6천여권으로 늘렸다. 이밖에 문학·미술·전통예술등 예술 각 분야에 걸친 시청각 자료(「필름」「슬라이드」「비디오·테이프」등) 1천8백여점을 새로 마련, 더 많아질 이용자들을 기다리고 있다.
지난해 5월에 개관한 미술회관은 새봄에 벌써 꽉찬 전시계획을 확정했다. 현재 『시공-80년전』『윤석원개인전』『홍도방-80전』등이 열리고 있고 4월3일부터는 6일 간격으로 전시회가 열린다.
일정을 보면 ▲「이상전」「한창조조각전」「홍익조각전」(4월3∼9일) ▲「김덕년개인전」「혜화동화실동인전」「뇌묘전」(10∼16일) ▲「임립개인전」「이응세개인전」「오리진회화협회전」(17∼23일) ▲「신석필조각전」「유인수개인전」「신수회전」(24∼30일)등이다.
미술회관은 대지4백15평에 연건평 9백평(지상3층·지하1층)으로 국립현대미술관을 제외하곤 가장 큰 규모다.
김수근씨 설계의 이 건물은 붉은색 벽돌을 재료로 독특한 기능을 잘 살리고 있다. 전시장은 평상시엔 1층에 2개실, 2층에 2개실로 구분된다. 그러나 전시규모에 마라 자유로이 전시공간의 면적을 확대, 또는 축소해서 활용할수 있도록 돼있다.
미술회관 오른쪽으로는 현재 연극회관의 공사가 한창이다. 금년말 준공예정인 이 회관은 대지l천3백75평에 연건평 1천5백21평의 규모. 역시 김수근씨의 설계로 공간예술의 아름다움과 기능적인 면을 아울러 살리고 있다. 무대만 2백41평이며 7백4석의 관람석이 마련된다. 이 회관이 완성되면 연극은 물론 음악·무용·전통예술의 공연장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최근 이런 시설에 맞추어 사람들을 모으는 식당과 「코피숍」이 많이 늘어 더욱 풍성한 채비를 한다. 미술회관안의 다방 「마로니에」를 비롯해 「샘터의 집」의 「난다랑」, 「토틀·디자인」 건물안의 「레스트랑」「지붕」등이 벌써부터 문학예술인들의 좋은 휴식처가 되고있다. 1927년 경성제대 미학교수 「우에노」씨가 지중해안으로부터 옮겨 심었다는 「마로니에」 2그루는 동숭동 예술의 거리에도 역시 명물로 그대로 서 있다.
앞으로 이 주변엔 도서실, 3∼4개의 사설 화랑, 전시장·고급「레스트랑」등이 대학천을 끼고 새봄과 함께 새로 들어설 예정이다.
금년말 준공될 연극회관만 문을 열면 문학·미술·음악·연극·무용인의 활동이 한데 모여 이곳은 명실상부한 문학예술의 거리가 될 것이라는 「새봄」의 기대를 한껏 모으고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