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물량의 감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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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79년 중의 수출이 실질적으로 감소했다는 사실은 앞으로의 수출 전략에 대해 시사하는바가 크다고 할 것이다.
무역협회의 분석에 따르면 79년의 우리나라 수출 증가율은 경상가격으로 따져 18.4%가 늘었으나「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가격 상승 효과를 상쇄하면 실질「베이스」로는 0.9%가 감소했다는 것이다.
이는 GATT(관세·무역에 관한 일반협정)가 추계한 79년도 세계무역 신장율 25%(경상가격기준)실질「베이스」7%에 비해 훨씬 떨어지는 수준이라고 한다.
이러한 실질적인 수출 신장율의 후퇴는 수출물량의 증대가 여의치 못했다는 것을 뜻하며 그것은 곧 수출산업의 가동율 저하를 결과했다는 것을 말해준다.
수출 산업의 부진은 전반적인 국내 경기의 후퇴로 확산되고 고용의 감소에도 영향을 줄 것이 틀림없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외화 가득율도 78년의 62.3%에서 61.4%로 떨어져 국제수지 개선 효과도 감소됐다.
무역협회는 60년대 이후 처음으로 실질적으로 수출 증가율이「마이너스」를 기록한 원인을 국내 수출 산업의 국제 경쟁력 약화, 세계적인 경기 침체로 들고 있다.
비록 표현은 간단하지만 그 근인이 던져준 문제점은 결코 가벼이 보아 넘길 수가 없다. 수출의 국내경제에서 점하는 비중을 감안할 때 지속적인 수출증대가 위협을 받았다는 신호는 관계당국이나 경제계가 신중히 검토하고 대응책을 찾는 것이 시급하다는 요청을 던져주고 있다.
그 가운데서도 가장 우리의 신경을 자극하는 것은 국제 경쟁력이 점차 뒤지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와 경쟁 관계에 있는 동남아 중요국과 국제 경쟁력을 비교해 볼 때, 한국은 물가·임금면에서 열세에 있고 노동 생산성은 자유중국보다 처지고 있다.
그 때문에 수출 단가는「홍콩」의 1백36.1,「싱가포르」의1백36.7, 자유중국의 1백40.7보다 월등히 높은 1백58.3을 나타내고 있다.
79년중의 수출이 여의치 못했다는 것은 국제 경제 환경의 악화에도 영향을 받았겠으나 주로 내적인 여건 변화에 기인하고 있는 것이다.
원초적으로 수출 기반을 확고히 다지는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국내 물가의 안정, 고부가가치의 상품개발 등에 온힘을 집중해야 할 것이다.
환율인상으로 금년 상반기 중에 수출이 약간 호조를 띠고 있다고 하지만 지금의「인플레이션」진행 상황에 비추어 환율 인상 효과가 언제까지 계속 될지는 의문이다.
하반기에 가서 물가상승이 환율 인상분을 잠식해 버리면 수출 확대에 제동이 올 우려가 없다고 단정치는 못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금년의 경제 활동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순조롭지 못할 것이 명백하다.
한은이 79년의 수출이 물량으로는 3%가 감소하여 성장 기여율이「마이너스」19.4%였다고 결과치를 밝힌 것을 상기하면 될 것이다.
투자·소비지출과 더불어 성장을 지탱하던 3대 지주인 수출이 탈락함으로써 성장 둔화가 현저했던 것이다. 수출의 실질적인 증대가 투자·고용과 직결되어 국내 경기를 회복시키는 하나의 관건이 되는 것이므로 경쟁력을 갖고있는 수출산업의 적극적인 정책지원 등 모든 유효한 수단을 활용해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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