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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근해 어민들 적자조업으로 시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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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연근해 수산업계가 진통을 격고있다. 어자원의 급격한 감소와 어가의 이상하락에 지난해와 금년초에는 설상가상으로 대폭적인 유가 인상까지 겹쳐 출어 중단은 물론 도산업체까지 나타나고있다.
이에 대처하기 위해 업계에서는 돛달기 운동과 선단축소·경제속도지키기등 스스로 문제해결을 위해 몸부림치고 있으나 출어경비 증가가 너무 엄청나 뾰족한 한 방안을 마련하지 못하고있다.
특히 이같은 업계의 어려움을 덜어주겠다면서 방출한 수입의 영어자금 지원이 너무나 현실에 그쳐 어민들은 큰 도움도 받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 연근해 수산업중 대형업종인 선망·대형 기선저인망·안강망등 업계의 실정과 불황타개를 위한 어민들의 주장을 들어본다.

<◇업계의 실정>
○…고등어 잡이로 잘 알려진 선망은 어선 7∼8척이 1통의 선단을 이뤄 1통이 한달간 조업하는데 필요한 경비는 8천만∼9천만원에 이른다.
부산에 기지를 둔 선망은 현재 49통이 등록돼있으나 7통이 출어를 포기했고 2개회사는 부도가 나있다.
기선저인망은 쌍두리(2척) 2백2통, 외두리(1척)1백16통등이 출어하고있다.
그러나 계속되는 불황으로 지난해의 경우 쌍두리 57%(1백16통)·외두리 68%(1백4척)가 적자조업을 했다.
전체어선의 61%가 돈을 벌어들이기보다 손해를 본셈이다.
인천에 기지를 두고 서남해에서 조업하는 6백67척의 안강망업계도 적자조업은 마찬가지.
업계조사에 따르면 어망등 어구와 유류·선용품인상지수는 77년을 1백으로 보았을 때 78년에 1백25를 기록했고 지난해는 1백87로 올라갔다(별표참조).
이에반해 생선가격은 같은 77년을 1백으로 보았을때 78년은 지수가 1백37로 나타났으나 지난해는 다시 1백34로 떨어졌다.
어구와 선용품값·인건비등은 껑충뛰어 올랐으나 유일한 소독원인 생선값은 78년에는 소폭으로 올랐다가 지난해는 오히려 곤두박질을 친것이다.
그러나 지난 1월29일 또다시 유류 가격이 59.2%나 올라 지난해의 어로경비 증가는 거의 80%선에 이른반면 생선값은 3%나 줄어들어 업계에 태풍이 몰아치게 된 것이다.

<◇업계의 비상착전>
○…수산업계는 이같은 불황을 타개하기위해 궁색한「아이디어」지만 어선의 돛달기 운동을 비롯한 여러가지 방안을 강구하고있다.
선망업계는 집어용인 t당 3척씩있는 등선을 1척씩 줄이기로 결의했다. 등선은 1척에 선원 8명이 승선하고 월간유류 사용량도 1백「드럼」이 돼 한달에 어로경비를 3백만원 이상 줄일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를 전선단에 적용하면 연간 18억원을 절약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돼 업계에서는 기대가 크다.
기대와 함께 우려가 없는것은 아니다. 등선의 감소로 집어가 부진해 어획이 줄어들 경우 절약의 효과가 오히려 없어질 가능성마저 있기 때문이다.

<◇빈약한 영어자금>
○…업계의 사정이 이처럼 딱하지만 정부의 지원대책은 너무도 보잘것없다.
지난1월 유가인상으로 유류 소모량이 많은 수산업계의 부담이 크게 늘자 정부는 50억원의 자금을 긴급 방출했다.
그러나 선망의 경우 1통의 출어비가 월간 9천만원인데도 선망수협에 할당된 금액이 2억4천2백만원 뿐이어서 통당 배정액은 4백50만원밖에 되지않아 1항용 유류 가격의 10분의l에 불과한 실정이다.
업계에서는 이처럼 실속없는 자금지원보다는 실속있는 대책마련이 더욱 절실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시급한 근본대책>
○…수산업계는 최악에 달한 불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 부가가치세 영세율적용등 수산업분야 세법개정 ② 원양어획물 반입에 따른 규제강화 ③영어자금증액 ④어선원 관리법 개정 ⑤수출용선어 운반선 확보⑥수산물 저장창고 증설 ⑦ 계획조선사업자에 대한 지원 강회등을 들고 있다.
먼저 세제면의 문제를 보면 수산업은 1차 산업으로 인해 어획물을 판매할때는 부가가치세를 받을수 없으나 각종 어구등을 사들일때는 부가세를 물어야하는 모습을 안고있어 어로자재의 부가세 면제나 수산물의 부가세 적용을 주장하고 있다. 다음은 어선원비과세 근로소득액 인상으로 원양선원은 월 소득 50만원까지를 비과세하고 있으나 연근해어부는 7만원으로 크게낮아 이를 원양어선의 수준으로 끌어올려 달라는 것이다. 또 수산업계는 연근해수산물의 수출을 완전개방하고 이를 위해 선어 수출선 건조를 정부가 지원해줄것도 요구하고있다.
부족한 냉장시설로 인해 성어기의 고등어가 썩어들어 사료용으로 팔려나가 풍어속의 적자를 맞이하는 경우를 막기 위해서는 시설 증가가 불가피하다.
이같은 상황못지 않게 현재 계획조선자금으로 어선을 건조하고있는 어민들의 걱정도 태산같아 지원강화를 바라고있다.
1·12 조처이후 쌍두리 저인망 어선을 건조할 경우 종전 4억9천9백만원에서 5억5천만원으로 5천여만원의 건조비가 늘게돼 금리를 연11%로 내리고 계획조선내외자 융자기간도 현행3년거치, 5년 상환에서 5년거치·8년상환으로 조정해줄것을 바라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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