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옛 스승·친구 다시 맞아 활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대학이 긴 동면에서 깨어났다. 서울대·고려대·연세대 등 전국 각 대학은 3일 대부분 입학식을 가졌으며 초·중·고교도 이날 일제히 개학했다. 대학가는 학교를 떠나야했던 학생들과 교수들을 다시 맞아 활기를 되찾았다.
새학기 복학을 통보받은 학생은 33개 대학에서 7백59명, 복직교수는 19명이다.
학생들의 자치활동을 규제했던 학치들이 개정돼 「대학자율화」를 향한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

<서울대>
서울대는 3일 상오 10시 관악「캠퍼스」종합운동장에서 3천2백지명의 신입생·교수·학부형 등 모두 1만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입학식을 가졌다.
이날 입학식에서 고병익 총장(조완규부총장대독) 은치사에서 『지금 우리는 정치발전과 더불어 모든 분야에서 많은 변화를 겪고있다』며 『어려움을 대학인의 슬기로 극복해 새로운 역사창조에 기여하는 모범을 보이자』고 말했다.
긴급조치위반으로 제적됐다가 새학기에 복학하는 이철군(31·사회학과3년)은 『그동안 중단했던 학업에 전념하겠다. 대학의 자율학습 대학이 안고있는 모든 문제는 교수·학생들의 신뢰 바탕 위에서 함께 노력하면 쉽게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개학을 맞아 지방에서 상경한 학생들은 관악 「캠퍼스」안 기숙사에 들어와 방안경리를 하느라 바빴고 새학기 수업준비를 하기 위해 아침 일찍부터 도서관에 나온 2백여명의 학생들은 참고서적을 뒤적이느라 열심이었다.
서울대는 신입생 입학식을 가진 뒤 신입생들을 대상으로 대학별로 「오리엔테이션」을 열며 4일부터 6일까지 재학생들과 복학생들의 등록이 끝나면 곧 새학기 수업에 들어간다.

<고대>
고려대는 상오 입학식을 가진데 이어 제적생 복학·해직교수 복직 등 8o학년도를 여는 신학기 학사일정을 개시했다.
입학식에는 김상협 총장을 비롯, 교직원·입학생2천5백5명·학부형 등 6천여명이 참석했으며 긴급조치로 학원을 떠나야했던 제적생들과 해직교수가 나와「캠퍼스」의 새로운 공기를 함께 마셨다.
하오 2시에는 교수재임명과정에서 해직됐던 이문영 교수(법대)가 나와 임명장을 받았다.
이문영 교수는 『평생직이라 생각하고 아무런 조건과 부담없이 다시 강의하겠다』며 『이제까지 제도적인 한계에서 제도대학의 위치를 벗어나지 못했지만 열려진 밝은 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인내가 필요하다고 생각된다』고 강의에 앞선 심정을 덜어놓았다.
이 교수는 『감옥에 갔을 매 전공공부를 하며 강의에 대비한 준비를 해놓았다』며 『새로운 시대에 있어서도 학생과 교수간의 관계는 강의실이라는 강에서 펼쳐지는 것이기 때문에 이제까지 사제간의 불신은 강의실을 통해 학문과 인격의 전달로써 그 실오라기를 풀어나가겠다』고 말했다.
고대 학사일정은 4∼6일까지로 수강신청변경 및 등록기간으로 긴급조치 등으로 재적됐던 88명중 현재 경합범으로 수감돼있는 2명을 제의한 86명은 이 기간 동안 복학절차를 밟게된다.

<연세대>
상오 입학식을 가진 연세대는 제적학생 복교와 교수복직 등에 때 맞춰 학도 호국단측이 오는 21일 학생회장 총선거를 실시한다고 밝혀 활기를 띠고있다.
연세대 학도호국단은 6일 학생총회를 갖고 선거관리위원회를 구성, 가일 직접선거에 의한 총회장을 선출키로 했다고 발표해 호국단체체는 4년9개월만에 바뀌게됐다.
한편 이날 입학식에는 전신과대학장 김찬국교수 등 6명의 복직교수들이 참석해 동료 교수·학생들의 열띤 환영을 받았다.
김교수는 6년만의 등교라며 즐거워했다.
학교측으로부터 옛 연구실인「핀슨」관 2o7호 열쇠를 되돌러 받은 김 교수는 그 동안 연구실을 보존해준 학교측에 감사한다며 책꽂이에 쌓인 먼지를 감회 어린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김교수는 학생들이 몰려들자 일제말기에도 백악준·조윤제·최현배 교수 등이 압제에 항거하다 쫓겨나 7년만에 복직된 적이 있었다며 이에 비할바는 못되지만 다시 돌아온 것이 기쁘기 한량없다며 제자들을 어루만졌다.
또 김동길교수는 이날 상오 약속된 YMCA강연 때문에 입학식이 끝난 후 학교에 나가 학관 221호인 옛 연구실을 찾았다.
김교수는 『언젠가는 돌아올 줄 알았다. 예상보다 빨리 복직된 것 같다』면서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이대>
이대는 상오 입학식에 이어 재학생 등록을 3일부터 5일까지, 수강신청은 6, 7일 양일간에 하고 8일부터 정상수업을 하게된다.
지난달 복학수속을 끝낸 오신주양(22·시청각교육과4년) 등 11명의 복학생들은 신학기부터 수업을 받게됐다.
학교측은 학도호국단의 임기가 8월까지이므로 2학기부터 호국단체제가 바뀌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