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일정 날짜 박는 게 국가 운영에 도움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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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최규하 대통령과 김영삼 신민당총재의 18일 요담이 저녁 6시15분부터 밤11시10분까지 4시간55분이나 걸린 것은 정치 일정과 복권 폭에 관한 야당 주장과 정부측의 설명이 몇차례 반복됐기 때문.
요담에 들어가면서 김 총재가 『합의를 보고 넘어가는 회담으로 하자』고 하자 최 대통령이 『합의나 의견 대립이 있는 대화보다는 자유로운 토론을 나누자』고 해서 기탄 없는 얘기가 오갔다고 배석한 이택돈 신민당 정책심의회의장이 전했다.
김 총재가 『정치 일정의 날짜를 박아서 말해 말라』고 요구하자 최 대통령은 『날짜를 박는 게 국가 운영에 도움이 되겠느냐』고 받았다는 것.
최 대통령은 『현 정부가 들어선 지 2개월밖에 안되고 또 긴급조치해제·구속자석방 등 국민들의 요구를 다 받아들이고 있다』며 『현 정부가 잘 되고 안정돼야 다음에 들어설 정부도 잘되는 것이니 신민당도 협조를 해야할 것』이란 말도 했다는 것.
원탁 테이블에 중국 음식이 오른 만찬의 위두에 최 대통령은 『건강이 어떠한가. 운동은 하는가』라는 김 총재의 인사에 『운동은 않지만 건강하다』며 『김 총재는 대전에도 가고 전국 도지부 결성 대회를 서두르느라고 굉장히 바쁘더라』고 인사를 나눴고 끝날 때는 『앞으로 이런 회의를 자주 갖자』고 했다.
회의가 예정보다 2시간이나 넘겨 너무 늦게 끝났기 때문에 발표를 맡은 서기원 청와대 대변인과 이택돈 의장은 공동 발표문안을 협의하지 못하고 청와대와 신민당 출입 기자에게 제각기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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