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 서동관씨, 충주 의명재활원에 수입금 기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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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한 젊은 화백의 따뜻한 손길로 불구자들의 자립작업장 건립에 디딤돌이 되고 있다.
주인공은 동양화가 소남 서동관씨 (33·서울 중구 신당2동402). 불행을 극복해 보려는 의지의 사람들을 위해 선뜻 자신의 그림 80여점을 내놓아 충주어머니회관에서 작품전 (3∼7일)을 열고 수입금 전액을 희사했다.
불구자들의 모임은 충주지방의 자활단체인 의명재활회 (회장 이원재).
회원 58명 모두가 목발을 짚거나 「휠·체어」에 몸을 맡겨야 하는 불우한 사람들이다.
의명재활회가 조직된 것은 지난해 7월31일.
현회장 이씨와 부회장 박달원씨 (36·충주시 칠금동)가 같은 처지의 신체장애자들을 설득, 우선 남의 도움이나 구걸로 살아가는 이들은 일자리가 필요했고 이틀 위해서는 조그만 작업장이라도 있었으면 했다.
이 회장을 비롯. 회원들은 꿈같은 작업장 건립을 위해 「볼펜」 등 일용품의 가두판매에 나서 50만원을 모았고 이들의 대견스런 꿈을 지켜보던 하철환씨 (35·삼성제사이사)가 사재 2백만원을 내놓아 달천강변인 가주동에 2백20평의 자갈밭을 구입, 공사를 해왔다. 그러나 워낙 부촉한 자금으로 기초공사만 한채 지난7윌 중단하고 말았다.
이무렵 충주와는 아무 인연이 없는 서 화백이 이들의 딱한 소식을 전해듣고 약속된 초대전도 뿌리치고 돕겠다고 나선 것.
화필을 싸들고 내려와 3개월동안 충주에 머무르며 충북북부지방의 산과 물을 소재로 동양화 80점을 그려 자비로 표고까지 하여 작품전을 연 것이다.
『제가 이들을 도울 수 있는 길은 그림 뿐인 것 같습니다. 작은 힘이나마 의명재활회에 보탬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서 화백은 지난해 경주보문단지 벽화를 제작한 전주출신의 화가.
이번 작품전의 수입금은 줄잡아 5백여만원.
또 이 같은 인정의 작품전을 둘러본 정종택 충북지사는 작업장 건립기금으로 3백만원을 지원할 것을 약속했고 이종근 국회의원이 「시멘트」 5백부대, 권희탁 시장이 3백부대 등 자재지원에 나섰다.
이제 작업장을 눈앞에 둔 이들 의명재활회원들은 60여평 규모의 작업장이, 완공 되는대로 숙식을 함께 해가며 목공예품·고공품 등을 만들어 굳게 자립할 것을 다짐했다.

<충주=김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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