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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청원·김무성 막장 난타전 … 당권 누가 잡든 후유증 예고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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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3호 04면

11일 경기도 성남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새누리당 전당대회 합동연설회에서 후보들이 당원들 환호에 답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상민·홍문종·김무성·김영우·이인제·박창달·김태호·서청원·김을동 후보. 김경빈 기자

새누리당의 새로운 당 대표를 뽑는 7·14 전당대회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14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전당대회에서는 대표 한 명과 최고위원 네 명 등 19대 국회 후반기 여당을 이끌어갈 지도부를 선출한다. 현재 서청원·김무성 의원의 2강 접전 속에 막판 세몰이와 후보 간 합종연횡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특히 이번 전대는 누가 당권을 거머쥐느냐에 따라 여권의 진로와 당·정·청 역학구도가 확연히 달라질 것이란 점에서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D-1 판세 분석과 남은 변수, 전대 이후의 정국 시나리오 등을 짚어본다.

내일 새누리당 전당대회

여론조사 앞서는 金, 현장 동원력 믿는 徐
최대 관심사는 단연 서청원·김무성 혈투의 최후 승자는 누가 될 것이냐다. 12일 두 캠프는 이구동성으로 “우리가 6 대 4로 앞서고 있다”고 주장했다. 서 의원 측은 전국 246명의 당협위원장 중 적어도 186명의 지지를 확보했다고 했다. 김 의원 측은 116명은 확실하고 76명은 최소한 2순위 표는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합하면 192명이다. 지역적으로 서 의원 측은 김 의원의 텃밭인 부산·경남(PK)은 열세, 호남은 경합이고 나머지는 전부 우세라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김 의원 측은 충청만 이인제 의원까지 3자가 경합할 뿐 다른 전 지역에선 확실히 승기를 잡았다고 반박한다.

전체 득표의 30%를 차지하는 여론조사는 김 의원이 앞선다는 데 이견이 없다. 김 의원 측은 “모든 외부 여론조사에서 12~15%포인트 차이가 유지되고 있다”며 승리를 자신했다. 반면 서 의원 측은 “최근 5~6%포인트까지 차이가 좁혀졌다”며 시소게임을 주장했다. 여론조사에 후보들이 특히 민감한 이유는 10%포인트 이상 벌어질 경우 선거인단 투표에서 뒤집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전체 판세로 볼 때 김 의원이 한발 앞서가는 가운데 서 의원이 맹렬히 추격하는 양상이란 평가가 나오는 근거가 여기에 있다. 새누리당 지지자뿐 아니라 무당파(無黨派)와 야당 지지자까지 여론조사 대상에 포함되는 것도 변수다. 이 또한 김 의원에게 유리하다는 게 당내 중론이다.

서 의원의 역전 카드는 상대적으로 앞서는 조직 동원력이다. 전체 선거인단 20만4342명 중 대의원 9351명을 제외한 19만4991명은 전대 하루 전인 13일 전국 251개 투표소에서 미리 투표를 한다. 그런 만큼 일정 부분 동원이 불가피한 게 현실이다. 2008년 한나라당 전대 때의 돈봉투 파문도 ‘버스 실어 나르기’ 경쟁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투표율도 30%대로 예상되고 있어 결국 지역별로 얼마나 많은 지지자를 투표장으로 이끌어내느냐가 승부처가 될 것이란 분석이다. 당내에서는 서 의원의 현장 동원력이 과연 여론조사 열세를 상쇄할 만한 규모가 될 것이냐가 관건이라고 보고 있다.

대구·경북(TK) 민심의 향배도 주요 변수다. 이번 전대에서 영남 지역 선거인단은 7만9420명(38.9%)으로 전체의 40%에 육박한다.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보다 8000명 이상 많다. 그중 TK 선거인단은 3만5498명으로 PK보다도 2000명가량 많다. 새누리당 핵심 관계자는 “역대 당 대표 선거에서 여당의 텃밭인 TK와 수도권 민심이 거의 일치했던 만큼 ‘TK 민심이 어느 쪽이라더라’는 소문이 전체 판세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후보들이 앞다퉈 TK 지역을 찾아 ‘박심(朴心) 마케팅’에 열을 올리는 것도 이런 기류와 무관하지 않다.

후보 간 합종연횡도 무시 못할 변수다. 이번 전대는 1인2표제로 치러지는 속성상 2순위 표의 향배가 승부를 가를 것이란 전망이 적잖다. 후보 간 짝짓기를 통해 2순위 표를 주고받을 경우 상대방 후보의 표를 고스란히 가져오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현재 서청원 의원은 같은 친박계 주류인 홍문종 의원과, 김무성 의원은 경남도지사 출신인 김태호 후보와 연대하는 모양새다. 충청권에서 강세인 이인제 의원과 소장파이자 경기도가 지역구인 김영우 의원도 매력적인 연대 대상으로, 이들이 누구와 손을 잡느냐도 관전 포인트다.

그런 가운데 서 의원의 ‘중대결단’ 발언이 막판 변수로 급부상하고 있다. 서 의원은 9일 “김 의원이 대권 포기 선언을 하면 나도 중대결단을 내리겠다”며 승부수를 던졌다. ‘홀로 대권을 노리는 후보’ 대 ‘박근혜 대통령을 뒷받침하는 후보’라는 프레임으로 표심에 호소하겠다는 전략이다. 이에 대해 김 의원 측은 “중대결단은 후보 사퇴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점에서 열세를 자인한 것 아니냐. 추격자의 조급함을 드러낸 것 아니냐”며 역공에 나섰다. 당내에서는 청와대가 가장 민감하게 여기는 ‘차기 대권’ 문제가 거론됐다는 점에서 표심이 어떻게 반응할지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안상수·홍준표 갈등 재연될라” 우려
전대 이후 새누리당은 누가 당 대표가 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양상을 띨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무엇보다 네거티브 난타전에 따른 전대 후유증 극복이 당면 과제다. 11일 합동연설회에서는 급기야 “어떤 일이 있어도 김무성 당 대표는 막겠다”는 서 의원의 주장에 김 의원이 “구태정치의 전형이자 정치 적폐”라고 맞받아치면서 갈등이 최고조에 달했다.

이미 당 안팎에서는 2010년 안상수·홍준표 후보의 전대 맞대결 이후 극심했던 당내 갈등을 거론하며 “누가 돼도 당을 추스르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팽배한 상태다. 여기에 잇단 인사 파동에 따른 대통령 지지도 저하와 7·30 재·보선, 꼬일 대로 꼬인 대야 관계 등 새 당 대표가 넘어야 할 산은 한둘이 아니다.

서청원 의원은 “내가 당선돼야 박근혜 정부의 보다 안정적인 국정 운영을 뒷받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당·정·청 관계도 청와대 주도에서 벗어나 당이 주도권을 되찾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한다. 하지만 일부 친박계 핵심 인사의 폐쇄적 당 운영에 대한 당내 불만이 이미 고조돼 있는 상태다. 여기에 친박 주류의 지원을 등에 업은 서 의원이 당선될 경우 당내 화합과 소통이 원활히 이뤄지겠느냐는 우려가 적잖다. 일각에선 변화와 혁신의 메시지가 국민에게 충분히 전달되겠느냐는 비판도 흘러나온다.

김무성 의원은 큰 틀의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무엇보다 “청와대 2중대와 다름없는 무기력한 여당에서 탈피해 할 말은 하겠다”고 수차례 공언한 만큼 청와대와의 관계 설정이 초미의 관심사다. 친박계 주류와의 힘겨루기도 간단찮을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2016년 총선을 앞두고 헤게모니 쟁탈전이 치열하게 전개될 가능성도 크다. 그 밑바탕엔 김 의원이 19대 총선 공천에서 배제된 데 따른 앙금도 자리 잡고 있다. 당내에선 “이명박 정부 때 친이·친박 갈등을 뛰어넘는 혈투가 벌어질 수 있다”는 예측마저 제기된다.

7·30 재·보선 결과가 새 지도부 안착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올 하반기엔 선거 등 특별한 정치 일정이 없어 ‘미니 총선’ 결과만 괜찮으면 당분간 안정적으로 당을 꾸려갈 수 있을 것이란 예상이다. 하지만 재·보선에서 패할 경우 여권 전체의 추동력이 급격히 약화되면서 당 대표 리더십도 흔들릴 공산이 크다. 여기에 당·청 갈등과 차기 주자 부상 등이 맞물릴 경우 대표로서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수밖에 없을 것이란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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