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로 건축설계를 한다|과기연 서정철연구원 「프로그램」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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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국내에서 처음으로 건축설계에 「컴퓨터」를 이용하는「프로그램」이 자체 개발되었다.
이것은「컴퓨터」이용의 고도화가 두뇌산업의 저변을 확대시킨다는 뜻에서 의미가 깊다.
67년 국내에 최초로「컴퓨터」가 도입된이래 계산과 자료처리를 위주로하는 상업적 이용에만 치중해 왔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소 서정철 연구원(전산개발)「팀」은 이번 개발이 선박·항공기등 고도의 정밀성과 두뇌를 요구하는 산업에 밑바탕이 될수있다고 자신의 건축설계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이「프로그램」을 이용하여 집을 지으려면 우선 집을 지을 땅의 넓이·향·사용할 자재·평구·난방방법등의 수치를「컴퓨터」에 넣어주다. 그다음「컴퓨터」에 명령을 내리면「프로그램」에 따라 가장 적합한 집의 그림이 화면에 나오며 그림을 원하는대로 바꿔볼수가 있다.
만족할만한 집의 모양·내부구조등이 나올때까지 계속 수정하여 최종적으로 「컴퓨터」 에 지시하면 이집의 청사진을 바로 빼낼수있다.
「아파트」나 연립주택의 경우도 개인주택과 전체적인 기본구조는 비슷하므로 크기에 따른 수치만 변경해주면 청사진을 얻어낼수있다.
그러나 이것은 아직까지는 연구소에서만 이루어진것으로 앞으로 일반이 이용하자면 상업적인 설계사무소가 「컴퓨터·터미널」을 설치하여 일반의 주문을 받는 제도가 생겨야한다.
지금까지는 하나의 건축을 완성하자면 우선 설계사가 주어진 조건하에서 설계를 하고 그다음 제도사가 그림을 그리고 설계사의 요구에따라 수정하는 작업이 반복되었다. 그러나 「컴퓨터·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제도의 과점이 필요없게 된다.
설계사는 필요한 수치를 넣어주고 명령을 내리면 입면도· 측면도를 비롯해 조감도·입체도면까지도 설계가 가능하다.
설계변경의 경우는 특히 간편해진다.
다리의 길이를 바꾼다거나 건물의 층수를 변화시킬때 지금까지는 거의 다시 설계하다시피 해 시간과 인력의 낭비가 컸다.
이 건축 「프로그램」은 바로 바뀐 수치와 수식을 넣어주면 새로운 설계도면을 그려낸다.
또 각종 부분설계를 통합하는 과정도 손쉬워진다.
대형 건축물은 배관설계· 전기설계· 철골설계등이 따로 작성되어 하나로 통합시키는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각 부분별 설계자가 자신이 설계한 내용을 입력시키면「컴퓨터」는 도면을 분석해 설계도를 만들어 낸다.
또「컴퓨터」가 지시할때마다 적절한 양의 자재를 구입할수있어 경비절감의 효과도 얻을수 있다.
이러한 설계「프로그램」의 개발은 현재 외국에서 백만「달러」이상을 들여 사오는 선박「프로그램」에 대체할수 있고 또 우리가 일으키려는 항공산업에서는 절대적인 것이다. <장재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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