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독자여러분들의 투고를 바랍니다. 내용은 건의·질의·호소 등으로 특별한 제한은 없으나 건설적인 의견을 환영하며 익명은 사걸합니다. 보내실 곳은 중앙일보 편집국 사회부 「독자투고 담당자」앞.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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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10여년동안 군문에 몸담고 있는 현역군인입니다. 근무지는 서울이지만 형편때문에 성남시 상대원동 산꼭대기의 단간 전세방에 살고 있으며 집에는 1주일에 한번정도 들르곤 합니다.
그런데 얼마전 너무나도 각박하고 비정한 사회의 한 단면을 들여다 볼수 있었던 아픈 체험이 있어 이를 지상에 공개하고 조금이나마 서로를 반성하는 기회로 삼으려 합니다.
지난 10월13일입니다. 밤늦게야 집에 돌아오니 국민학교 1학년인 큰 애가 몸이 불덩이처럼 열이 올라 앓고 있었읍니다.
급히 해열제룰 먹였으나 차도가 없어 업고 동네 K병원을 찾았읍니다.
그러나 의사가 없어 다시 옆에 있는 D의원으로 뛰어가 병원문을 두드려야했습니다. 얼마후 간호원이 2층 창문을 열고 내려다 보면서 『기다려보라』고 하더니 15분쯤 지난후에야 나타나 『의사가 없으니 다른 병원으로 가보라』는 것이었읍니다.
의사가 「없다」는 간단한 사실을 15분이 지나서야 알려주는 간호원의 태도가 원망스러웠으나 이를 따져볼 겨를도 없이 다시 공단옆에 있는 O병원으로 달려갈 수 밖에 없었읍니다.
그곳에는 다행히 의사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진찰을 받으려하니 먼저 진찰권을 끊으라는 것이었습니다. 순간 생각해보니 너무 당황한 끝에 돈도 신분증도 갖지 않고 집을 나선 자신을 발견했읍니다.
저는 할 수 없이 의사에게 신분을 밝히고 사정얘기를 해보았으나 허사였읍니다.
급한 김에 끼고 있던 반지를 뽑아 말기겠다고 애걸해 보았으나 젊은 의사는 대꾸도 않은채 뒤도 돌아보지않고 안으로 들어가버리는 것이었읍니다.
다시 신음하는 아이를 업고 자경이 가까운 시각에 병원문을 나실 때 의 비통함은 지금도 잊을 수 없읍니다.
혼히들 의술은 인술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그 의사의 경우는 인술아닌 열팍한 상술이었던 것입니다.
큰 애의 병은 다른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 얼마후 완쾌되기는 했으나 저는 뜻밖의 아픔을 맛본 셈입니다. 이는 비단 제 한사람만의 경험은 아닐 것입니다.
돈에 눈이 먼 일부 의사들의 각성을 바라는 마음간절합니다.
노경안 (성남시 상대원동 389의 90)

<큰 짐든 노인 승차 거절하는 버스 안내양|노인 공경하는 마음 아쉬워>
시골 장날이면 커다란 짐 보따리를 든 노인들이 만원 「버스」를 타기 위해 안내양들에게 애원하는 안타까운 모습을 혼히 보게 됩니다.
이 노인들은 대부분 몇 차례씩 승차를 거절당한후 몇 시간이 지나서야 요행스레 차를 타기 일쑤입니다.
도대체 「버스」비도 아끼려드는 노인들에게 「택시」라도 타라는 말입니까, 걸어가라는 뜻입니까.
오히려 걸을 힘도 넉넉하고 여유도 있을 젊은이들보다는 이 노인들을 태워야 옳은일 일 것입니다.
물론 큰짐을 싣게되면 그 대신 승객을 적게 태울 수 밖에 없는 「버스」 회사측의 사정을 모르는바 아닙니다. 그러나 좀더 노인들을 받드는 마음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김송철 (강원도 양양읍 군산리 4반)

<큰길에 어지럽게 나붙은 선전 벽보 「관광 한국」의 인상 흐리게 할 우려>
주택가 골목길을 지나다 보면 전봇대나 담벽 등에 영화선전·과외생모집·통신기술학원·교회의 특별 예배 등 갖가지 알림벽보들이 무질서하게 붙어있는 것올 볼 수 있습니다. 더러는 시일이 지났는데도 그대로 붙어있는 것이 많고 심지어는 붙어 있는 벽보위에 덕지덕지 붙여놓은 꼴사나운 모습을 보기도 합니다.
당국에서는 도로변에 꽃을 심거나 화분을 놓고 「담배꽁초나 휴지를 버리지말자』고 도시미화운동을 벌이고 있는데 뒷골목도 아닌 큰길에서 눈을 어지럽히는 선전벽보를 보게되면 혹시 외국인들에게 어떤 인상을 줄까 두렵습니다.
당국에서는 이런 무질서한 선전벽보물에 대해 적절한 초치를 취해야하며 한걸음 나아가 시민들이 잘 볼 수 있는 곳에 지정 벽보만을 만들어야 겠읍니다.
벽보를 이용하는 몇몇 사람들의 양식이 아쉽습니다. 조금만 신경을 쓰면 우리 주위는 한층 깨끗해질 수 있읍니다.
양승택 (서울 신길3동 278)

<성모병원의 환자들 환자복배회 안해야>
서울 명동거리룰 지날때면 성모병원에 입원한 휜자들이 병원주위를 거닐거나 앞뜰에 앉아 휴식을 하고 있는 모습올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이는 두말할나위없이 병상생활의 무료함과 지루함올 달래고 건강한 사람들과 어울려보고싶은 욕망때문일 것입니다.
그러나 명동거리는 서울에서도 제일 번화한 곳으로 사람들의 통행이 빈번한 곳입니다. 이러한 곳을 잠옷과도 같은 환자복차림으로 배회하는 것은 삼가는 것이 좋울듯 합니다. 외투나 「가운」걸치는 것이 좋겠지요.
병원측에서도 환자들을 위해 건몰밖의 일정한 구역에 휴식처나 거닐곳을 마련해 주는 성의가 필요할 것입니다.
노승록 (서울 학동 997 블록 1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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