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레이, 2020년 매출 6조 목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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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카쿠 사장(左), 이영관 회장(右)

이영관(67) 한국도레이그룹 회장이 6년 만에 되찾은 도레이케미칼을 첨단 소재회사로 키우겠다는 비전을 내놨다. 이 회장은 9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한국도레이를 2020년까지 매출 6조원, 영업이익 6000억원의 회사로 성장시키겠다”고 밝혔다.

 섬유사업으로 성장한 일본의 도레이는 1972년 삼성과 손잡고 제일합섬을 세웠다. 이후 계열분리와 외환위기 등을 거치면서 제일합섬은 2008년 도레이첨단소재(옛 도레이새한)와 웅진케미칼로 갈라졌다. 지난해 자금난에 처한 웅진그룹이 웅진케미칼을 시장에 내놓자 도레이가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그리고 올 2월, 인수에 성공하면서 다시 한몸으로 뭉치게 됐다.

 제일합섬 시절이던 73년 입사한 이 회장은 도레이케미칼의 대표이사까지 겸하게 됐다. 그는 “두 회사가 다시 뭉쳐서 큰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며 “도레이케미칼을 2020년까지 매출 2조원대의 회사로 키우겠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일본 본사가 탄소섬유를 개발하는 데에 40년이 걸린 이야기를 꺼냈다. 금방 성과가 나타나는 분야가 아닌 소재 사업은 시간과 돈을 많이 투자해야 할 뿐더러 인내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이같은 노력 끝에 지금은 도레이의 탄소섬유가 아니면 보잉이 비행기를 못만들 정도가 됐다”고 자신을 보였다.

 한국도레이는 첨단 소재 사업을 키워나가기 위해 일본 본사와의 연구개발(R&D) 인력 교류도 늘려나갈 방침이다. 이 회장은 “일본의 9개 연구소와 한국연구소가 힘을 합쳐 2~3년씩 공동연구를 통해 기술을 확보한 뒤 한국에 들여와 사업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도레이의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는 일본 도레이의 닛카쿠 아키히로(日覺昭廣) 사장은 “한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으로 뻗어나가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도레이첨단소재는 이달 8일 전북 새만금산업단지에 철보다 강하고 가벼운 수퍼 플라스틱을 만들 수 있는 원료인 폴리페닐렌 설파이드(PPS) 공장 기공식을 했다. 2018년까지 총 3000억원이 투자되는 이 공장에서 생산된 원료는 반도체나 자동차 등에 쓰이게 될 예정이다. 닛카쿠 사장은 “일본에서는 최첨단 기술을 개발하는 데 주력하고, 양적인 확대는 해외에서 하게 될 것”이라며 “한국은 탄소섬유와 수퍼 플라스틱 등의 중요한 거점인만큼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김현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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