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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발해진 세계 각 지역 연구|서울대 부설 각종 연구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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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서울대부설 연구소를 중심으로 관계학자들의 지역연구가 활발해지고 있다. 특히 종래 한국학연구에 치중해온 동아문화연구소가 금년부터 동「아시아」지역에 대한 집중 연구로 방향을 돌렸고, 법정연구기관인 사회과학연구소와 미국학 연구소가 각기 공산권을 포함한 「유럽」 및 「아세안」과 미주지역을 분담, 각종 연구활동에 활기를 띠고 있다.
거의 매달 열리고 있는 교수「세미나」와 연구발표회를 비롯해 연구보고서 발간, 「저널」을 통한 연구교류 등으로 이들 연구소는 인접학자들이 수시로 모여 토론을 벌이는 「센터」구실을 하고 있다.
동아문화연구소(소장 이병한 교수)가 최근 발간한 「동아시아연구동향조사특간」(일지사)은 이 연구소의 방향전환을 알리는 「신호탄」인 셈. 이 「시리즈」의 첫째 권으로 나온 책이 『일본사회의 성격』.
일본의 저명한 인류학자「나까네·지에」박사(동경대)가 일본사회의 근본구조를 밝혀 세계학계에 관심을 모은 저서다. 이 특간「시리즈」를 연구소에서 내게된데는 『동「아시아」연구에 대한 세계적 관심이 비상하게 높아가고 있는 요즈음 한국이 그 주된 연구중심지의 하나가 되어야한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이 「시리즈」는 이 같은 문제의식의 「구체화」로서 앞으로 일본뿐 아니라 중국·월남·만몽·중앙「아시아」등 동「아시아」전역에 걸친 연구저작을 망라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이 연구소에서 간행하는 학술지인 『동아문화』(16집 발간)도 앞으로는 동「아시아」연구논문으로 국한하기로 했다고 전 소장 민두기 교수(동양사)는 밝혔다.
지난 63년에 발족한 이 연구소는 지금까지 ▲규장각도서를 기초로 한 조사연구사업 ▲이조말기 사회의 연구 ▲한국의 경제구조와 그 변천 ▲이조 초 양반관료체제 등 한국의 역사·문학·사회·정치 등 한국학전반에 대한 연구에 치중했었다. 그 성과로 나온 책들이 『한국학의 현황』(70년), 『국어국문학대사전』(73년)과 『한국사회경제학대사전』(73년) 등이다.
최근 들어 동양사·중국철학·중국문학 및 인류학·사회학·경제학 관계학자들이 매달 한차례 교수「세미나」집담회 등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어 앞으로의 연구성과가 주목된다. 또 대학교 측은 법정연구소로 승격한 한국문화연구소와 통합, 인문과학연구소로 만들 구상도 갖고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76년에 발족하여 꾸준히 연구활동을 벌여온 사회과학연구소(소장 이홍구)는 장차 우리나라 사회과학자들의 종합연구「센터」를 지향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공산권연구라는 정책「프로젝트」에 힘을 쏟았지만 점차 「유럽」「아세안」뿐 아니라 「캐나다」지역연구의 창구노릇을 하게 되며 사회복지·환경 및 자원·사회과학 방법론 연구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구상하고 있다.
이 달 안에 나올 『사회과학과 정책연구』(1집·2집)는 이 연구소의 학술지로 그동안의 연구성과를 담고 있다. 참여학자는 최명·김학준·정종욱·김용구씨 등 정치학자와 이해영(사회학)·한승수(경제학)·최종태(경영학)·김동희(법학)씨 등 관계학자들.
이 연구소에서는 보다 활발한 지역연구를 위해 다른 대학관계학자들의 참여를 유도하고 있으며 연구교수제도를 활용, 「러시아」사의 권위인 이인호 교수(전 고려대)를 「스카웃」해 이번 학기부터 함께 일하고 있다.
이밖에 미국학의 체계화를 목적으로 지난 76년 설립된 미국학 연구소(소장 김종운 교수)도 미국지역연구에 활발한 연구활동을 펴고 있다. 1차 연구과제가 「현대미국학의 주요 쟁점」.
금년 4월에 『미국학』(2집)을 내어 그동안의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승훈(경제학)·최명·김경동(사회학)·이명현(철학)씨 등 각 분야 교수들의 공동연구를 통해 현대미국학의 연구현황을 검토하는데 그 목적을 두었다.
이들 연구소의 늘어나는 연구의욕에도 불구하고 고심하는 것은 연구비 지원문제다. 법정연구소의 경우 1천만원정도의 1년 예산으로 모든 활동에 충당해야 하므로 『새로운「프로그램」을 짜려 해도 금방 벽에 부닥친다』는 김경동 교수의 말이다.
정책적 실용연구가 아닌 기초적 순수학문에 대한 연구지원의 바람이 큰 만큼 이들 연구소의 예산을 실질적으로 늘려줌으로써 「의욕」을 뒷받침해줘야 할 것이라고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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