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전서 한때 난장판…응원석서 소주병까지 날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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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연세의 경기를 한국과 세계에」그리고「고대·겨레의 이름으로 승리의 헹가래를」라는 격문에「브라스·밴드」와 농악의 흥겨운 가락 속에 이뤄진『영원한 맞수』인 사학의 명문 연·고대정기전은 농구장에서 수많은 소주병이 날아들어 30분간 경기를 중단시키는 불상사로 첫날부터 또다시 마음을 아프게 했다.
이날 사고의 발단은 후반9분을 남기고「골」밑서「리바운드·볼」을 다투던 고려대 이민현과 연세대 박종천이 서로 밀치며 말다툼을 벌이면서 비롯됐다. 양「팀」선수들이 가세하여 치고 받으면서 응원석에선 수많은 소주병이「코트」에 날아들어 싸움은 끝났지만 경기는
30분간 중단된 뒤 겨우 속개됐다.
농구는 올해 처음 장충 체육관에서 수용인원이 2배가 넘는 잠실체육관으로 장소를 옮겨 벌어졌는데 경기시작 3시간 전에 이미 응원단을 포함한 3만여 관중들로 꽉 차여져 무질서와 혼란으로 비상상태였다. 이 와중에 밀치고 들어가는 응원단은 10여 만원 상당의 대형유리 32장을 깨뜨리는 등 관계자들을 애타게 만들었다.
심판들의 입장마저 늦어져 경기는 30분 늦게 시작됐는데 이 같은 열띤「무드」로 결국 후반 들어 사고가 나고 만 것이다. 지성과 야성을 운동장에서 발산하고 친선과 우의를 도모한다는 연-고대 정기전이 지난해에 이어 또 이 같은 불상사가일어나 과연 무엇을 남겨 주는 것인지 안타깝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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