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직 상담실에 비친 교사들의 호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학교 재정 문제를 이유로 교사들의 호봉을 실제 호봉보다 낮게 책정하는 한편, 정년을 61세로 낮춰 사직을 종용하는 등 일부사립 중·고등학교의 교권 침해 사례가 끊이지 않아 이를 호소하는 교사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은 대한교련 (회장 곽종원)이 지난 4월 문을 연 교직 상담실의 7월말까지 3개월간 총7백65건의 상담 내용을 집계, 분석한 결과 드러난 것이다.
내용별 상담 건수는 학력·경력에 관한 문제가 3백34건으로 가장 많고 다음이 인사와 자격으로 각각 96건, 교육 연구 70건, 복무 37건, 교권 17건의 순서로 나타났다.
특히 대구 H교육 재단 산하 11개중·고등학교측은 교원들의 호봉을 실제보다 낮게 책정하는가하면 재단 안 학교간의 인사 이동 때 퇴직금을 주지 않는 등 횡포를 부리고 있으며 정년을 4년이나 낮춰 61세로 정하고 사표를 내도록 하는 교권 침해 사례가 빈번하다는 것.
이같은 사례는 전남 D중·H중·G중·W중과 충남 A중에서도 있는 것으로 고발되었다.
한편 여 교사의 산후 강사료 부담에도 문제점이 많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서울 J여중 이모 여 교사의 호소에 따르면 여교사 산후 휴가 기간 중 채용되는 강사료를 해당 여교사가 전액 부담하도록 하거나 기혼 여교사의 경우 학교측에서 은근히 퇴직을 바라고 있으며 심지어는 수업 태도가 불량하다는 핑계로 사표를 종용하는 사례도 있다. 교련 측에서는 상담에 대해 전화 처리 5백88건, 서신 1백46건, 방문 31건으로 처리했다고 밝히면서『일부 사립 중·고등학교 재단의 이같은 교권 무시와 횡포 사례를 막기 위한 제도적 보완조치가 시급히 강구돼야할 것』이라고 문교 당국에 건의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