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압 전기 개폐기 폭발 길가던 60대 1명 숨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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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8일 오후 4시쯤 서울 종로구 경운동 운현궁 맞은 편에 있는 지상 개폐기(전류의 흐름을 끊고 잇는 전기기기)가 폭발해 주변을 지나가던 김모(67.서울 성동구 사근동)씨가 철제 파편에 머리를 맞고 그 자리에서 숨졌다.

목격자 임모씨는 "'펑'하는 폭발음과 함께 개폐기가 터졌고 커다란 철근처럼 생긴 파편이 튀어나와 그 옆을 지나가던 김씨의 머리를 때렸다"고 말했다. 폭발음은 서너 차례 이어졌으며, 경찰이 현장에 도착한 뒤에도 작은 폭발이 일어났다.

지상 개폐기가 폭발하면서 종로구 안국동 일대는 한때 정전이 됐다. 현장에 출동한 소방 당국은 2만2900V의 전기가 지나는 고압 전기 개폐기에 순간적인 과부하가 걸려 폭발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상 개폐기는 보통 큰 빌딩이나 지하철 역 등 많은 양의 전력이 필요한 곳에 1.2m 높이의 철제 캐비닛 형태로 설치돼 있다. 사고가 난 기기는 1994년에 설치된 것으로, 서울 시내에는 8000여 개의 지상 개폐기가 있다. 경찰은 사고 개폐기를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넘겨 기기 결함이 있었는지 등을 조사 중이다.

홍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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