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H 농성 배후 인사 5명 구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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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서울시경은 17일 YH 무역 여공 신민당사 농성 사건의 배후 주동자로 인명진 (34·서울 영등포 도시 산업 선교회 총무·목사)·문동환 (57·사회 선교 협의회 부위원장·목사)·서경석 (31·사회 선교 협의회 총무)·이문영 (58·전 교수)·고은 (47·시인)씨 등 5명과 YH무역 노조 지부장 최순영 (25·여)·부지부장 이순주 (22·여)·사무국장 박태연 (25·여) 씨 등 모두 8명을 국가보위에 관한 특별조치법 (9조 1항·단체 교섭권 규제)과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하고 도피중인 노조부 지부장 권순갑씨 (23·여)를 수배했다.
경찰 발표에 따르면 YH 노조 간부들은 중앙 노조 규약을 무시하고 노동 조합의 체계를 부정하는 한편 일부 도시 산업 선교 회계 목사의 조종을 받아 불법적인 노동쟁의를 일으켜 회사 정상화를 내걸고 4월6일부터 17일까지, 7월30일부터 8월5일까지 매일 2∼3시간씩, 8월6일부터 8일까지는 철야 농성을 하면서 일본 적군파 곡에 맞춰 『묶인 손들의 노래』『자유로운 노동자』『정의가』 등 불순 노래와 대 정부 성토 대회를 해온 혐의다.
이들은 또 문동환·이문영·고은·서경석씨의 주선으로 서울 마포 신민 당사로 농성장을 옮겨 41시간 동안 불법 농성을 주도했으며 자살 결의문 채택·자살 조 편성 등으로 여공들에게 집단 자살을 교사한 혐의다.
이 사건의 배후 주동자인 인명진씨는 5회, 문동환씨는 3회. 서경석씨는 8회, 고은·이문영씨는 각 2회씩 농성장을 찾아가 『2학기 개학 때까지 농성을 계속하면 해결된다』고 선동했으며 8월9일 문·이·고씨 등은 김영삼 신민당 총재 집을 찾아가 신민 당사에서 농성할 수 있도록 요청, 승낙을 받았다.
또 농성장을 찾아가 『용기를 내라』 『끝까지 투쟁하라』고 농성을 격려하고 선동해 끝내는 여공 김경숙 양의 사망을 초래했고 이와 같은 불법쟁의로 사회 혼란을 조성하여 국가 사회의 변혁을 획책했다는 것이다.
경찰이 발표한 개인별 혐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배후 인물
▲인명진=원풍모방·동일방직·대성목재 등 노사 문제에 개입, 불법 활동을 해왔으며 서경석씨 등 선교 협의회 실행 위원 5명과 여공 농성장에 나타나 원풍모방 사건을 예로 들면서 끝까지 단결하도록 선동했다.
YH노조 간부들에게 신학기가 되면 대학가에 「데모」가 일어나고 9월이면 정기 국회가 있으니 9월까지 지속하면 해결된다고 농성의 장기화를 획책·선동했다.
▲문동환=3·1명동사건 관련 형 집행 정지자로서 8월8일 사회 선교 협의회 실행 위원에 참석해 YH 여공 농성을 지원하고 결의, 9일 서·이·고씨 등과 협의, 신민 당사를 농성 장소로 제공받도록 했으며 농성 장소를 찾아가 『용기를 잃지 마라. 끝까지 투쟁하라. 하느님은 우리편이다』라는 등의 언동으로 여공들을 선동했다.
▲고은=8월6일 YH 무역 본사 농성장에 가서 여공들에게 『신민당에 호소하라. 열심히 투쟁하라. 농성장을 강당에서 기숙사로 옮겨라』고 선동, 교사했으며 문·이씨와 함께 김영삼 총재 집을 찾아가 당사에서 농성하는 것을 지원해주도록 확답을 받았다.
▲이문영=3·1명동사건 관련 형 집행 정지자로서 8월6일 YH 무역 본사 농성장을 찾아가『회사의 폐업은 위법이다. 전원이 일치 단결하여 투쟁하라』고 선동하고 9일 문씨와 함께 신민 당사에 나타나 여공들의 농성을 격려했다.
▲서경석=YH 노조부지부장 권순갑씨로부터 지원 요청을 받고 사회 선교 협의회 실행위를 소집, 적극 지원을 결의하고 지부장 최순영씨와 농성 준비·장소 이동 문제 등을 숙의하는 등 여공들의 농성 투쟁에 적극 참여했다.

<도시 산업 선교회>동일방직 사건 등 노조 문제 일으켜
서울시경에 따르면 도시 산업 선교회는 도시 근로자에 대한 복음 전도를 위한 단체로 일반은 알고 있으나 실은 독일인 「가톨릭」 신학자 「몰트만」이나 미국의 「마르크스」주의 신학자 「라우센부시」 등의 사회 구원론에 근거를 둔 해방 신학자들의 단체다.
일명 혁명 신학 신봉자들이 복음 전도란 명분으로 도시 근로자들에게 침투하는, 즉 「기독교를 업은 새로운 형태의 비정상 노동 운동」.
경찰은 「도산」이 57년 처음 우리 나라에 들어와 순수 산업 선교에 전념했으나 69년9월 이후 노동 운동에 적극 개입, 반도상사·동일방직·원풍모방·「컨트롤·데이터」·YH무역 노조를 장악, 문제를 일으켜 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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