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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해복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탁류가 휩쓸고 지나간 산하에 재기의 의지가 솟구친다.
비가 갠 한낮 이재민들은 삽질을 하며 더위와 시름을 함께 말끔히 지우고 있다.
옥토가 자갈발으로 변해버린 충남서천에서는 「리어카」행렬이 펄흙을 실어 날랐고 인명피해를 가장 많이 냈던 강원도평창에서는 군장비까지 동원돼 복구작업이 한창이다.
방조제가 터져나간 충남보령군주산유곡리 주민들은 유실된 제방으로 바닷물이 밀려 들어오지 못하게 다시 제방을 쌓고 있다.
연사흘동안 마을부녀자들은 채토를 하고 젊은이들은 빈가마니 2백여개에 흙을 채워 둑을 쌓았다.
『이렇게 재난이 해마다 되풀이 되어서야되겠습니다. 복구보다는 예방대책을 세워야죠. 그러나 이번에 입은 재난을 우리의 자력으로 극복해 나가겠습니다. 우리의 터전은 우리가 지키고 가꾸어야하니까요.』 주민 1백가구를 독려, 자조와 의지를 심고있는 이마을 새마을지도자 조남직씨(53)의 말이다.
복수의 대열에서 삽질을 하고 있는 이재민들에게는 무더위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 스스로 재난을 극복하겠다는 의지가 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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