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의 눈] 에너지 기술의 구원투수로 떠오른 '사물인터넷'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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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0호 07면

미래학자 제러미 리프킨은 저서 『한계비용 제로 사회』를 통해 25년 전에는 거대한 글로벌 네트워크 속에서 수백만 명이 스마트폰으로 의사소통을 하는 현재와 같은 커뮤니케이션 중심 사회가 될 거라는 사실을 믿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그는 앞으로 25년 후, 그 이상 혁명적인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에너지 비용이 거의 무료인 에너지혁명을 이야기한다. 현재의 커뮤니케이션 기술 혁명을 통한 무료 인터넷 기술이 그린에너지를 관리해 거의 무료로 사용 가능한 에너지 혁명을 가져온다는 것이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 사물인터넷이다. 사물인터넷은 센서가 내장된 사물이 인터넷과 연계돼 분석된 후 자동으로 반응하는 혁신적인 시스템이다. 이미 무인 자율주행자동차, 스마트홈시스템 등 수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고, 공급망 관리, 항공산업 등에 이미 적용돼 효과가 검증되고 있다. 이미 성숙한 기술은 효율을 단 몇 % 높이는 것도 어렵다. 하지만 사물인터넷 기반의 새로운 스마트 인프라에서는 비효율성을 제거해 생산성과 효율 40% 이상 향상이라는 놀라운 결과가 예측되고 있다.
 사물인터넷이라는 강력한 날개를 단 에너지 기술은 어떻게 될까? 우선 발전소의 모든 컴포넌트들이 데이터를 축적해 이를 분석하고 자동으로 요소 부품들을 제어할 수 있다. 한계비용이 거의 무료인 신재생에너지 공급을 컨트롤해 지역 분산형 에너지 공급망 구축이 수월해질 것이다. 공급·수요 관리 자동 운영으로 전력 대란과 같은 문제도 사라질 것이다.
 원전 운영 시에도 위험요소 발생을 사전 인지하고 자동 차단해 사회안전망 확보에도 기여할 것이다. 사물인터넷 인프라 형성에 따라 제조업 분야 3D 프린팅 기술도 활성화된다. 정보의 활용성 증대와 더불어 적은 에너지를 들여 작은 고정비용으로 소량의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정보제작(infofacturing) 기술인 3D 프린팅은 에너지 비용의 지속적인 하락을 유도해 무료 에너지 시대를 앞당길 것이다.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에너지 혁명에 대한 준비를 이제는 시작해야 한다. 에너지 관련 연구·기획 담당자들부터 사물인터넷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필요한 연구 분야를 검토해야 할 것이다. 사물인터넷 활용을 위해 에너지 정보 수집, 응용 플랫폼을 만들어야 하고, 정보 보안 등 다양한 사회적 파급효과도 고려해야 한다. 에너지 기술은 인프라에 기반한 경로의존성으로 인해 신기술 도입에 큰 장벽이 존재한다.
 따라서 하나의 획기적인 기술개발만으로는 성공적으로 정착되기 어렵고, 새로운 가치를 창조할 수 있는 타 기술과의 융합이 필요하다. 사물인터넷과 에너지 기술의 융합이 최적의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는 바로 그 해답이 될 수도 있다. 특히 이러한 시도가 신재생에너지와 같이 사용자 편의성 부족, 경제성 부족으로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 청정에너지 기술의 구원투수가 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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