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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즈카페서 누에 만지고 요리도 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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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아이러브맘 카페’ 세교점에서 어머니와 아들이 뽕잎에 붙은 누에를 관찰하고 있다. [사진 ‘아이러브맘 카페’ 세교점]

지난달 30일 오전 11시 경기도 오산시 금암동의 휴먼시아 아파트 관리동 2층에 자리한 ‘아이러브맘 카페’ 세교점. 경기도가 운영하는 공공 키즈카페(실내 어린이 놀이터)인 이곳에서 주부 15명이 세 살 자녀들과 함께 생태 강좌를 듣고 있다. 엄마와 아이들 앞엔 뽕잎과 누에가 담긴 상자가 놓여 있다. 누에를 손으로 건드려보려던 한 아이는 애벌레가 꿈틀거리자 화들짝 놀라 손을 뺐다. 그래도 신기한 듯 누에의 움직임에 시선을 고정했다.

 이날 딸과 함께 온 김애란(35·여)씨는 “놀이기구만 있는 여느 키즈카페와 달리 이곳에선 생생한 자연 교육 강좌 등을 한다”며 “전부 무료여서 회원으로 가입해 여러 강좌와 놀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인기가 많아 한 달 전에 강좌를 신청해도 놓치는 경우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세교점에서 부모를 위한 육아 강좌를 들은 김윤월(38·여)씨는 “유용한 프로그램·강좌가 많아 버스를 타고 멀리서 여기까지 온다”고 했다.

아이와 부모, 키즈카페 보육교사가 함께 하는 운동회. [사진 ‘아이러브맘 카페’ 세교점]

 경기도 공영 키즈카페인 ‘아이러브 맘 카페’가 인기다. 어린이들이 뛰어 놀 공간을 마련해주자는 취지에서 2012년 11월 수원시 가족여성회관에 처음 문을 열었다가 호응이 좋아 현재 수원·성남·고양·부천·안산·시흥·이천·오산시 등 18개 시·군 32개로 늘었다.

수원시와 고양시 역시 이를 본받아 각각 3개씩 만들어 경기도 내 공영 키즈카페는 현재 총 38개가 있다. 수익성을 생각해 교통의 요지에 차리는 민간 키즈카페와는 달리 아파트 단지 안이나 전통시장 인근 같은 곳에 만들었다.

지난 4월말까지 누적 이용객이 20만 명에 이른다. 올해 실시한 카페별 이용자 만족도 조사에서는 모든 카페에 대해 90% 이상의 이용객들이 ‘만족한다’고 했다. 양평은 만족 비율이 100%였다.

공공 키즈카페에서 열린 ‘어머니를 위한 육아교실’. [사진 ‘아이러브맘 카페’ 세교점]

 공공 키즈카페는 무료로 운영된다. 하지만 인기인 이유는 무료여서만이 아니다. 자격증을 가진 보육 교사가 아이들을 돌보고, 부모가 함께 할 수 있는 강좌나 놀이 프로그램이 있다는 게 강점이다. 에어바운스 같은 놀이기구를 설치하고 아이들이 다치지 않는지 아르바이트생 몇 명이 살펴보는 민간 키즈카페와 다르다.

 프로그램은 요리에서 미술·음악 활동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고양시 탄현동 두산 위브더제니스빌딩 1층의 아이러브맘 카페 탄현점 같은 곳에서는 때때로 소아과 전문의와 아동 교육 관련 교수들이 건강·육아 관련 상담을 해준다. 올 5월엔 한의사들이 “밥을 잘 안 먹는다” “키가 안 큰다”는 등 부모들의 걱정을 개별 상담했다. 지난달 30일 11개월 된 딸과 이곳에 온 유현주(33·여)씨는 “최근 남편이 여기서 ‘연령별 놀이방법 안내’ 강좌를 듣고는 배운대로 아기와 놀아주고 있다”고 했다.

 아이러브맘 카페를 이용하려면 카페를 직접 찾아가 회원으로 가입해야 한다. 공공 키즈카페여서 가입 요건은 카페가 있는 시·군 주민으로 제한된다. 회원이 된 뒤 강좌나 프로그램에 참여하려면 그때그때 예고되는 내용을 보고 따로 참가 신청을 해야한다. 신청은 2, 3주 전에 마감되기 일쑤여서 서두르는 게 좋다.

 일반 키즈카페처럼 놀이기구만 이용할 때는 카페에 따라 예약을 해야 하는 곳도 있고, 그냥 가기만 하면 되는 곳도 있다. 이것도 회원만 대상이다. 놀이기구는 보통 1시간 30분~2시간 정도 사용할 수 있다.

 탄현점 등 일부 점포는 연 회비 1만원을 내면 장난감을 빌려준다. 2주일간 갖고 놀다가 반납한 뒤 다른 장난감을 또 빌리면 된다. 경기도 최영환 보육정책팀장은 “만족도·호응도가 높아 아이러브맘 카페를 계속 늘려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익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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