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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강물의 정화투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모든 생명체가 물없이는 하루도 생존할 수 없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런데도 생명의 젖줄이자 이 원천인 하천이 인간에 의해 자꾸만 오염되어 마침내 빈사상태에 빠져들고 있다는 사실은 현대문명의 「아이러니」 가 아닐 수 없다.
공장지대인 울산·마산의 해수오염이 큰 말썽을 일으킨바 있지만, 그어떤 공해보다도 훨씬 심각하고 인간생활에 직접적인 위협을 주는것이 강물오염이라해서 틀리지 않을 것이다.
더우기 한강·낙동강·금강·영산강등 4대강은 서울시민울 비롯, 전국민의 절반을 넘는 유역주민들이 일용하는 식수공급의 원천일뿐 아니라 농토의 대부분이 이들 강줄기에서 용수를 얻고 있기때문에 4대강의 중금속 오염이 날로 심화하고있다는 보도는 특히 충격적이다.
무릇 모든 공해의 주범이 도시화·공업화가 빚은 부산물임은 누구나 아는 일이다.
수질오염의 경우는 더욱 그렁다.
제약·석유화학·금속·피혁공장같이 화공약품을 쓰는 공장에서 배출되는 폐수로 물고기들이 서식처를 잃게되고 구리·납·「카드뮴」등 중금속의 해독때문에 전국도처에서 산발적으로 각종 「괴역」 이 속출하고 있다는 소식은 이제 우리의 공해실태가 한계점을 넘어섰다는 경종이 아닐 수 없다.
공장페수에 섞여 나오는 중금속은 토괴에 흡수되어 농작물을 통해, 또는 물→미생물→작은물고기→큰물고기→사람이라는 경로를 통해 만성적으로 인체에 축적돼 갖가지 질병을 일으키는 원인이 뒤고 때로는 목숨마저 앗아간다는 것을 실증하고있는 셈이다.
중금속오염이 얼마나 심각한지는 안양천과 청계천의 유수중 동성분만도 환경보전상의 기준치보다 각기 23배, 7배씩이 넘게 검출되었다는 한국과학기술언구소의 조사결과가 이를 단적으로 증명하고있다.
공장폐수만이 아니고 일반민가에서 아무렇지 않게 하수구에 버리는 오물·쓰례기·비눗물(경성세제)등이 모두 수질오염의 원인이 되는 것은 물론이다.
이처럼 공장경영자나 시민들의 자살행위나 다름없는 무감각·무지로 저지르는 행위때문에 당장 그들 자신까지를 포함한 모든 사람에게 큰 위해를 주는 응보가 일어나고 있는것이 자연의 섭리임을 알아야겠다.
영국이 「템즈」강을 되살리기위해 쏟아 넣은 몇억 「파운드」라는 막대한 경비와 노력은 결코 남의 나라일로만 그칠 수 없는 산 교훈이다.
강물의 자연정화력마저 완전히 쇠잔하면 그 강은 죽은것이나 마찬가지가 된다. 따라서 죽어가는 4대강을 회생시키는 일은 우리세대가 직면한 가장 시급하고도 절박한 책무인 것이다. 지금 몇천억원 정도로 살릴 수 있는것을 차일피일 미루다 아주 죽게 한다면 후손들에게 얼마나 큰 누를 끼치는것이 될것인가 생각해야한다.
4대강의 건강을 되찾고 적어도 더이상의 오염만이라도 방지하는 일은 물론 1차적으로 정부의 책임이지만, 국민개개인 모두가 이 사업의 중단대한 의의를 명심해서 자발적인 호응과 협조가 있어야 할 것이다.
얼마전 서울시가 「한강보존위」의 구성을 발표할때 한 정상천시장의 말을 빌것도 없이 한강을 되살리는 일은 시의 힘만으로는 불가능하며 시민 모두가 참여하는 대대적이고 지속적인 시민운동으로써만 참다운 결실을볼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앞으로 발족될 환경청이 이러한 문제해결의 획기적 계기가 될것으로 기대하면서, 이 기회에 환경보존법상의 모든 오염규제조항이 철저히 이행되고 특히 조직적인 수질오염사범은 그 반사회성에 비추어 법이 허용하는한 가장 엄한 징벌로써 다스릴것을 촉구한다.
우리의 4대강이 마음놓고 취수할수 있고 마음놓고 풍덩 뛰어들수있는「한강의 기적」이 꼭 실현되도록 므두가 합심할 때임을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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