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아파트서 또 가스폭발|압구정동 한양아파트 LP가스탱크 터져‥불길 30분 치솟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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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아파트」단지에서 또 LP「가스」가 폭발했다.
26일 새벽 0시55분쯤 서울 압구정동 한양「아파트」7동 뒤에 있는 지하LP「가스·탱크」저장실이 폭발, 7동 경비원 고일구씨(47)등 15명이 상처를 입었고 3, 7, 11동 등 3개 동 유리창 7백85징이 깨졌다.
이 폭발사고로 한양아파트 26개 동 1천8백30가구 8천여 명의 주민이 30분쯤 치솟은 불길과 지축을 뒤흔드는 굉음에 놀라 잠옷바람으로 뛰쳐나오는 등 큰 소동을 벌였으며 사고직후부터 LP가스공급이 일체 중단돼 주민들은 26일 아침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출근했다.
사고는 7동 뒤쪽으로 10m쯤 떨어진 지하실(15평)에 설치된 LP가스 저장「탱크」(용량10t·직경2m·길이8m) 2차「밸브」나 3호기 하기의 고장으로 새어나온「가스」1t가량이 원인 모르게 폭발해 일어난 것으로 경찰은 추정하고 있다.
경찰은 한양「아파트」의「가스」공급과 시설물관리 보안점검을 맡고있는 동일「가스」(서울 구로동862)대표 이종대씨(45), 이 회사「아파트」파견 기계기능사 전태기씨(40), 화학기능사 문태형씨(21)와 숙직했던 보조기능사 황강규씨(26)·유종복씨(20),「아파트」관리사무소장 박찬주씨(48)등 6명을 불러 정확한 사고원인을 조사중이다.

<폭발순간>
『꽝』하는 폭음과 함께 7동의 각 층 복도와 응접실 등의 유리창이 산산조각 나 우박처럼 쏟아져 내려 이에 놀란 주민들은 폭격을 당한 줄로 알고 대피를 하느라 소동을 빚었다.
폭발한「탱크」저장소 정면에 위치한 7동205호 양정자씨(39·여)는 잠자리에 들기 위해 문단속을 하던 중『꽝』하는 굉음과 함께 집이 흔들리고 불기둥이 30m쫌 치솟아「아파트」가 무너지는 줄 알았다며 몸을 떨었다.
7동 72가구 3백60여 명의 주민들은 대부분 비상계단을 통해 앞뜰로 대피, 2시간동안 두려움에 떨다 경찰이『더 이상 폭발사고가 없다』고 알리자 그때서야 집으로 돌아가 뜬눈으로 밤을 세웠다.

<사고원인>
경찰은 동일「가스」가 경인「에너지」산하 동양대리점 인천하치장으로부터 LP「가스」를 공급받아 25일 하오4시30분쯤「탱크」차로 폭발사고가난 LP「가스탱크」에 7·5t의 PL「가스」를 주입한 것을 확인했다. 경찰은 이에 따라 허술하게 잠근 2차「밸브」에서 7시간 여 동안 1t가량의「가스」가 새어나왔거나 3개의 기화기 중 3호 기화기의 고장으로「가스」가 샌 것으로 보고있다. 경찰은 한국「가스」안전공사에 정밀진단을 의뢰, 이 공사 검사부장 노희열씨(47)·검사과장 곽종일씨(35)등 전문기술자가 현장에 나와 26일 상오 l차 감식을 실시했다.
기화기는 액체로 된 LP「가스」를 기체로 기화시키는 기계다.
이「가스」저장소는 동일「가스」 에서 파견한 기계기능사 전씨와 과학기능사 문씨를 비롯해, 보조기능사 4명 등 6명이 근무하면서 2명씩 3교대로 숙직하고 있다.
사고당일 숙직했던 황·유씨는 자정까지「가스」저장실을 확인하고 7동 지하관리실에서 잠을 자다 폭음을 듣고 뛰어나갔다고 말했다.

<「가스」감지기 고장|문제점>
이번 폭발사고는「아파트」에 인접해 설치된 LP「가스」저장실의 관리소홀과「가스」유출점검기계 고장·관계당국의 점검미비 등에서 비롯됐다.
가장 큰 문제점온「가스」유출자동감지기의 고장이다.「가스」저장실 앞 7동 지하실에 있는「가스」관리사무실에는 소형금고 크기의 자동「가스」경보기가 설치돼있으나 사고당시 경보기는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경찰조사 결과 드러났다.
「가스」저장소와「아파트」간의 거리가 불과 15m밖에 되지 않은 것도 이번 사고의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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