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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축구, 아테네행 서전 빗속 힘겨운 승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6전 전승. 540분 무실점.

한국 올림픽 축구 대표팀이 빗줄기 속에서도 완벽하게 해냈다.

한국은 12일 상암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04 아테네 올림픽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이란과의 A조 마지막 경기에서 1-0으로 승리하며 6전 전승으로 대회를 마감했다. 7번 올림픽 본선에 진출하는 동안 전승으로 예선을 통과하기는 이번이 처음. 게다가 무실점으로 마무리했으니 이쯤 되면 무결점 플레이다. 아울러 이란과의 올림픽 대표팀간 역대 전적에서도 무패행진(2승 2무)을 이어갔다.

져도 되는 경기에서 이기기란 쉽지 않았다. 최근 성인 대표팀 감독 및 기술위원장 사퇴를 비롯, 한국축구의 어수선한 분위기를 잘 의식하고 있는 듯 올림픽 대표팀은 승리로 축구팬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 정신적으로 잘 무장된 모습이었다.

◀ 12일 저녁 상암구장에서 열린 한국과 이란전에서 올림픽 5연속 진출을 자축하는 승리의 골을 넣은 김두현이 환호하고 있다.

결국 대표팀의 정신력이 이란을 압도했다. 경기가 무승부로 끝날 즈음 파상공세를 멈추지 않은 한국은 후반 43분 최원권(23.서울)의 패스를 받은 김두현(22.수원)의 헤딩골로 전승 행진의 대미를 장식했다.

'두 번 질 수는 없다'고 나선 이란의 준비도 만만찮았다. 이란은 경기 초반부터 한국을 몰아붙이며 예선 탈락한 팀답지 않은 면모를 보였다.

한국은 후반들어 제 페이스를 찾으며 측면공격을 중심으로 한 특유의 빠른 공격을 선보였다. 후반 13분 이날의 경기 MVP가 된 김영광이 두 번의 결정적인 슛을 막아낸 한국은 후반 19분 박용호의 헤딩슛과 후반 34분 최성국의 1대1 찬스 등 결정적인 득점 찬스를 만들어냈지만 결정력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한편 그라운드에서의 열기와 달리 대한축구협회 고위층들이 총출동한 VIP석의 분위기는 냉랭했다. 경기의 승패와 상관없이 이날은 5회 연속 올림픽 본선진출을 축하하는 잔칫날이었지만 최근 이어지는 축구협회의 미숙한 일 처리 때문에 비난 여론을 의식한 듯 침울한 분위기가 이어져 눈길을 끌었다.

상암=특별취재반

한국-이란 올림픽팀 경기 문자중계

'아테네행을 깔끔하게 마무리 짓는다.'

◀ 최종예선 한국과 이란전에 앞서 이란 선수들이 한국 선수들에게 올림픽 5회연속 진출을 축하하는 꽃다발을 주고 있다.

1일 중국과의 최종예선 5차전에서 승리하며 승점 15점을 확보, 조 1위로 올림픽 본선행을 자력으로 결정 지은 한국이 이란을 맞아 최종예선 마직막 경기를 벌입니다.

12일 오후 7시 서울 상암 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지는 6차전 경기는 올림픽 본선행과는 관계 없지만, 한국 올림픽팀은 최종예선에서 전승으로 본선 경기에 임하겠다는 선수들의 의지를 다지는 계기로 삼는다는 각오입니다.

Joins 이정훈 기자

[아테네올림픽 최종예선 6차전 한국 VS 이란 문자중계]
[전반전]

[전반 1분경] 한국의 선축으로 경기를 시작했다. 최전방에서 최성국과 조재진이 콤비를 이뤄 공격을 이끌었다.

[전반 3분경] 이란 진영으로 한 두번 공격 기회를 꾀했던 한국이지만 이란의 날카로운 패스가 좌측 라인으로 흘렀고, 수비가 쉽게 막았다.

[전반 6분경] 한국과 마찬가지로 중간중간 짧게 끊기는 산발적인 공격에 그쳤던 이란 공격수가 한국진영 페널티에어리어 좌측으로 들어오다 넘어졌다. 김치곤 선수가 막아내는 과정에서 충돌이 있나 했지만, 부딪히지 않았고 이란의 카비는 시뮬레이션 액션으로 경고를 받았다.

[전반 9분경] 이란은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그다지 위협적이진 못했다.

[전반 12분경] 12분경까지 이란은 3개의 오프사이드 반칙을 범했는데, 골로 연결되진 못했지만 모두 한국의 수비라인을 쉽게 깨뜨리며 연결되는 기습적인 공격시도였다.

[전반 16분경] 페널티 에어리어 우측에서 중앙으로 골을 연결받은 김정우가 강한 중거리슛을 시도했다. 골로 연결되진 못했지만, 한국팀의 분위기를 산뜻하게 하는 시원한 슛이었다.

[전반 17분경] 중앙선 부근에서 조재진이 깊은 태클로 경고를 받았다.

[전반 19분경] 한국진영 한복판에서 이란 선수의 단독 대시로 이어지려는 찰라 골키퍼 김영광이 재치있게 앞으로 미리 나가 골을 멀리 차냈다.

[전반 20분경] 최원권과 이란의 바다피가 충돌 잠시 경기가 중단됐었다.

[전반 23분경] 이란이 한국진영 좌측에서 골 포스트와의 거리가 32.9m 거리에서 프리킥을 얻었지만, 직접 슛팅한 위력 없는 볼을 김영광이 쉽게 잡아냈다.

[전반 25분경] 단번에 한국의 한복판으로 볼을 연결한 이란은 한국 수비 2명을 제치며 슛을 시도했지만, 정확히 슈팅하지 못하면서 볼이 흘러 김영광이 쉽게 주웠다.

◀ 아테네 올림픽 축구 최종예선 마지막 경기 대한민국 대 이란의 경기에서 최성국이 드리볼하고 있다.

[전반 27분경] 최성국이 페널티에어리어 좌측에서 프리킥을 차 올려준 것을 조병국이 점프하며 헤딩을 시도했지만, 먼저 떠올랐던 이란 선수를 뒤에서 밀었다는 이유로 파울이 선언됐다.

[전반 30분경] 최성국의 특유의 빠른 속도로 이란 진영 우측라인 선상을 내달리며 수비와 몸싸움을 벌였지만 결국은 공을 빼앗겼다.

[전반 33분경] 한국은 중앙선을 넘지 않고 패스를 서서히 돌리면서 공격 루트를 모색했지만, 여의치 않았다. 좌측에서 우측으로 가로지르는 패스로 이란을 뚫으려던 시도는 곧 수비에 차단 당했다.

[전반 37분경] 최성국이 이란 우측에서 재치있게 뽑아낸 볼이 양팀의 각축 속에 한국팀으로 흘렀지만 번번이 수비에 가로막히거나 볼컨트롤 미스로 기회를 잡지 못했다.

[전반 39분경] 이란 좌측으로 파고들며 크로스 패스를 받은 최성국이 수비수 2명을 앞에 두고 반대쪽으로 쇄도하던 조재진에 연결하려했다. 하지만, 빗맞으면서 이란 수비수의 발에 맞고 오히려 상대 골 쪽으로 흘러 흠칫 놀란 골키퍼가 잡아냈다. 이란이 자칫하면 자책골을 허용할 뻔한 순간이었다.

[전반 42분경] 볼 점유율 면에서 한국이 51%, 이란이 49%로 어느 편이 우세하다 할 수 없을 정도로 접전을 펼쳤다. 경기 초반에는 한국이 오히려 밀리는 듯한 모습을 보였지만, 중반 이후 한국의 공격력이 살아났다. 그러나 양팀 모두 이렇다할 위협적인 공격은 없었다.

[전반 44분경] 전반이 끝날 무렵 중앙선 우측에서 쇄도하던 최성국이 이란 페널티 에어리어 안쪽에서 기다리던 조재진에게 긴 크로스 패스로 볼을 연결했다. 조재진은 볼을 받아 오른발에서 왼발로 볼을 옮기며 왼발 슛을 시도했지만 그사이 앞을 가로막은 한명의 수비수 몸에 맞고 골을 얻는데 실패했다. 전반을 통틀어 가장 가능성 있는 골 찬스였다. 양팀은 득점 없이 전반전을 마쳤다.

[한국 0 - 0 이란]

[후반전]

[후반 2분경] 빗줄기가 한층 세진 상황에서 양팀이 후반을 시작 이란이 전반보다 다소 강하게 한국진영을 압박했다.

[후반 4분경] 이란이 한국 페널티에어리어 안에서 골 찬스를 얻었지만 수비수의 몸에 맞고 코너킥을 얻어냈다. 이란의 골 찬스였다.

[후반 7분경] 한국이 이란을 일순간 강하게 몰아치면서 코너킥으로 차올리고 이란이 차단하는 상황이 3번 반복됐다. 3번 모두 키커로 나선 최성국의 센터링이 이란 골문을 향해 강하게 파고들었지만 번번이 수비수의 머리에 맞고 차단됐다.

[후반 12분경] 한국 진영 우측 한복판에서 주장 조병국과 이란 공격수가 부딪히면서 프리킥을 허용했다. 프리킥을 받은 이란 선수가 헤딩슛을 시도했지만, 골문 앞 땅으로 꼽혔고 앞으로 흐른 볼은 이란 선수가 다시 슛을 했지만 허공으로 떴다.

[후반 13분경] 이란의 공격수가 김영광과 문전에서 일대 일로 맞붙는 상황에서 슛을 김영광이 반사적으로 막아냈고, 이어 흐른 볼을 다른 공격수가 다시 슈팅한 것을 또 한번 막아냈다. 김영광의 선방이었다.

[후반 17분경] 프리킥을 얻은 한국이 슛을 시도, 골 안으로 들어갔지만 심판이 자신의 지시후에 실시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다시 찰 것을 명했다. 재차 시도한 슛은 수비의 벽에 맞고 퉁겨나왔다.

[후반 20분경] 이란 문전에서 한국이 결정적인 헤딩슛을 시도, 이란의 골키퍼에 막혀 튀어나온 볼을 재차 헤딩시도했지만 상대 수비수가 먼저 차단했다. 경기의 주도권이 서서히 한국 쪽으로 옮겨갔다.

[후반 23분경] 경기장에 비가 계속 내리면서 선수들은 볼 컨트롤에 어려움을 겪는 듯 양 팀 모두 정확한 패스를 하지 못하는 모습이 자주 보였다.

[후반 26분경] 최성국 선수가 볼을 잡는 순간 뒤에서 다가서던 이란 선수가 밀어 넘어지고, 이란 좌측라인선상을 돌파하던 조재진도 상대의 깊은 태클에 걸려 넘어지는 등 거친 플레이가 계속됐다.

[후반 30분경] 이란 한복 우측에서 가로지른 패스를 전재운이 몸을 날리며 헤딩슛을 했지만, 아쉽게도 돌키퍼 정면으로 날아갔다.

[후반 33분경] 상대 페널티 에어리어 우측에서 수비수 여러명을 돌파하고 스루패스 이어 힐패스까지 이어졌지만 좁은 공간에 혼전속에 볼을 빼앗겼다.

[후반 35분경] 김두현이 중앙선 부근에서 앞으로 쇄도하던 최성국에 연결 특유의 질주를 다시 보여주며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까지 갔다. 이때 앞으로 달려나온 이란 골키퍼에 막혀 아쉬운 기회를 놓쳤다.

[후반 39분경] 한국은 다양한 루트로 이란 문전을 위협했다. 상대 선수들이 초반에 비해 흔들리는 모습이 역력했다. 최성국이 상대 수비수 3명을 앞에두고 돌파하려는 순간도 있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 12일 저녁 상암구장에서 열린 한국과 이란전에서 올림픽 5연속 진출을 자축하는 승리의 골을 넣은 김두현이 붉은 악마 응원단의 환호를 받으며 양손을 벌려 인사하고 있다.

[후반 42분경] 볼 점유율 면에서 한국이 54%, 이란이 46%로 전반에 비해 한국이 약간 우세한 모습을 보였다.

[후반 44분경] 이란 페널티 에어리어 진영 우측에서 최원권의 센터링을 받은 김두현이 헤딩으로 이란 골 네트를 갈랐다. 이후 양팀은 더이상의 득점 없이 후반을 마쳤다.

[한국 1 - 0 이란]

[올림픽축구 이모저모]

○···축구국가대표팀 서포터스 '붉은악마' 회원들이 12일 한국과 이란의 아테네올림픽 아시아지역 최종 예선전이 열린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축구협회를 비난하는 카드섹션을 펼쳐 눈길을 끌었다.

1천여명에 가까운 붉은악마 응원단이 지정 응원석에 자리잡은 가운데 경기 시작 10분전께 일부 회원들이 '축.구.협.회.탄.핵'이라 새겨진 플래카드를 흔들며 최근 빚어진 기술위원장 문제 등 협회의 운영에 대해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붉은악마 홈페이지에는 국가대표팀 서포터스답게 응원만 할 것이 아니라 협회의 문제점에도 과감히 이의를 제기해야한다는 글이 쇄도했었다.

이란 선수단, 한국대표들에게 꽃다발

○···이란 올림픽축구대표팀이 경기 시작에 앞서 한국선수들에게 꽃다발을 건네며 올림픽 본선행을 축하했다.

이란 선수들은 경기에 앞선 기념 촬영이 끝나자 한국 선수들에게 다가와 꽃다발을 전해주며 환하며 웃었고 주장 조병국(수원) 등도 "고맙다"고 말하며 미소로 고마움을 표시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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