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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가쟁명:유주열] 시진핑 주석의 판다선물

중앙일보

입력

7월이 되었다. 침울했던 상반기를 보내고 하반기의 첫 달이기에 희망에 차있다. 7월의 첫 기쁜 소식은 중국의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국빈 방한이다. 또한 시 주석 내외분과 함께 판다 한 쌍이 온다고 한다.

어처구니없는 세월호 참사로 집단 우울증에 빠져 있는 우리 국민에게 판다는 좋은 우호의 선물(goodwill panda)이 될 것 같다.

스위스에 본부가 있는 세계자연보호기금(WWF)의 로고로도 사용되고 있는 판다는 현지 토착어로 “대(竹)”라는 뜻을 가졌다고 한다. 판다는 고산에서 참대나무를 하루 40kg을 먹어야 살기 때문에 참대나무가 없는 곳에는 살 수 없는 희귀동물이다.

중국에서는 천연기념물 이상의 국보급 동물로 분류해 놓고 판다 보호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얼마 전 중국 사천성(四川省)의 대지진으로 판다의 서식지가 많이 파괴되었기 때문에 특별히 보호하지 않으면 멸종될지도 모를 위기에 놓여 있다.

중국은 희귀동물인 판다를 외교에도 활용해 왔다. 이러한 판다외교(panda diplomacy)는 7세기 당(唐)나라부터 시작한 기록이 남아 있어 역사가 매우 오래되었다. 그러나 1984년부터는 판다보호 기금을 마련하기 위해 종래의 기증방식은 피하고 유료로 대여하고 있다.

몇 해 전에 사천성의 판다 사육지에서 판다를 만난 적이 있다. 그 때 많은 사람들이 판다를 한없이 귀여워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판다가 사람들의 귀여움을 독차지 하는 것은 흑백의 털과 뒤뚱거리는 몸놀림 그리고 사람으로 치면 미인형인 둥근 얼굴로 꼽는다. 그러나 판다 사육사의 설명에 의하면 판다의 생존투쟁의 결과가 판다를 귀엽게 만들었을 뿐이라고 한다.

판다는 새 하얀 털이 주를 이루지만 눈 귀 몸 등의 일부가 검은 털로 둘러 싸여 있다. 이것을 돌연변이로 설명하는 학자도 있지만 사실은 판다가 사는 곳이 눈(雪)이 쌓인 바위와 대나무가 많다. 판다는 그늘의 명암에 의한 보호색을 통해 생존하려는 본능으로 흑백의 털이 자라 난 것이라고 한다.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뒤뚱 뒤뚱한 몸동작은 대나무를 쉬지 않고 섭취하지만 기본 열량이 부족하여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하기 위한 몸놀림이라고 한다.

판다의 둥근 얼굴이 미인 형으로 보이는 것은 대나무를 먹게 됨으로써 어금니로 단단한 대줄기를 부셔야하므로 턱뼈의 근육이 발달되어 얼굴이 둥글게 보인다는 것이다.

한국을 찾아오는 판다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년 전 한중 수교 기념으로 들어 온 판다 한 쌍을 4년간 사육하다가 반납한 사례가 있다. 판다는 사육에 부담스러운 점이 있다고 하지만 구미뿐만이 아니라 일본 대만 홍콩 마카오 말레시아 등에서도 사육되어 사람들을 즐겁게 하고 있다. 우리 동물원도 16년 만에 찾아오는 귀한 식구를 맞이하여 한중 우호의 상징으로 “판다 붐”을 만들어 봄이 어떨까 생각된다.

유주열 전 베이징 총영사=yuzuyoul@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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